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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마약거래 돈세탁에 비트코인 활용하다 체포
미 비트코인 거래회사 창업자의 몰락

등록 2014-01-28 19:48수정 2014-01-28 21:35

비트코인 거래 회사인 비트인스턴트의 창업자 찰리 슈렘(오른쪽)이 비트코인을 이용한 돈세탁 혐의로 체포된 뒤 27일 미국 뉴욕 맨해튼연방지법에서 구속적부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비트코인 거래 회사인 비트인스턴트의 창업자 찰리 슈렘(오른쪽)이 비트코인을 이용한 돈세탁 혐의로 체포된 뒤 27일 미국 뉴욕 맨해튼연방지법에서 구속적부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온라인 마약거래업자와 짜고
마약 익명 결제 용도로 이용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전도사’가 돈세탁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비트코인이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미국 법무부는 27일 비트코인 거래 회사인 비트인스턴트의 창업자인 찰리 쉬렘(24)과 온라인 마약 거래 업자인 로버트 페엘라(52)를 돈세탁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쉬렘은 페이스북 최대 주주에 들어가는 윙클보스 형제한테서 150만달러를 비트인스턴트에 투자받는 등 비트코인 업계의 최대 기린아였다. 그는 2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비트코인 회의에 참석한 뒤 미국 뉴욕 존.F.케네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체포됐다.

수사 당국의 발표를 보면, 쉬렘은 100만달러어치가 넘는 비트코인을 온라인 약품 거래 사이트인 실크로드의 이용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쉬렘이 페엘라와 짜고 비트인스턴트를 이용해 대량의 비트코인을 산 뒤, 마약을 익명으로 사려는 실크로드 이용자에게 판매했다는 것이다. 쉬렘은 비트코인이 마약 익명 거래에 악용되고 있음을 알고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은행비밀법을 위반했다고 수사 당국이 밝혔다.

페엘라는 2011년 12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실크로드 사이트에 비밀리에 비트코인 거래소를 열어 비트코인을 판매했다. 그는 비트코인 구매 주문을 받으면, 쉬렘이 최고경영자인 비트인스턴트에서 비트코인을 조달했다. 비트인스턴트는 익명의 이용자들이 현찰을 주면 비트코인으로 바꿔줬다.

검찰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자료을 보면, 쉬렘은 자신의 비트코인 사업이 법에 저촉될 수 있음을 알고 체포에 대비한 정황이 있다. 쉬렘은 2012년 유튜브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상 대책이 있다. 미리 준비해둔 비행기표로 싱가포르로 가서 이미 설립된 또다른 회사와 일할 것이다. 많은 열혈 비트코인 사업가들은 비트코인을 위해 감옥에 갈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법원은 100만달러의 보석금을 받고 쉬렘을 풀어주며, 주거를 자택으로 제한했다.

미국 마약단속국은 성명에서 “두 피고인은 컴퓨터 뒤에 숨어 익명의 마약 판매를 의도적으로 조장해, 실질적인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의 설명대로 이들이 의도적으로 마약 거래를 위한 돈세탁에 비트코인 거래를 악용했다면, 가뜩이나 실물가치가 없는 투기상품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비트코인의 미래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이번 수사에 참여한 미국 국세청의 한 조사관은 “비트코인은 본질적으로는 불법이 아니지만, 무기명 상태에서 현찰로 손쉽게 바꿀 수 있어 불법 거래와 범죄 행각을 세탁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인스턴트는 미국 재무부에 최초로 등록한 비트코인 거래 회사인데, 지난해부터 사실상 운용이 중단된 상태다. 쉬렘이 부회장으로 있는 비트코인재단 쪽은 성명에서 “쉬렘의 혐의는 중대하다”며 “불법적인 행위를 동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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