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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 돈줄 죄고, 중 성장둔화에, 정치 위기 ‘3중고’
미 연준 28~29일 회의가 ‘분수령’

등록 2014-01-27 20:46수정 2014-01-28 19:48

신흥국 리스크 확산 촉각
아르헨 통화 폭락이 신호탄
위기진행형 인식 확산
각국 금융시장에 연쇄반응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논의가 시작된 지난해 중반부터 우려되던 신흥국 시장의 위기가 결국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주 아르헨티나 통화인 페소가 하루에 11%나 폭락한 것을 신호탄으로 신흥국 시장 위기가 이미 ‘진행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각국 금융시장에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27일 터키 리라화는 달러당 2.3616리라에 거래돼 또다시 사상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고, 이 나라 증시도 1% 이상 하락했다. 다만 이번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에 이은 ‘2차 위기’로 확산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이번 신흥국 위기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선진국의 ‘넘치는 돈’ 시대가 종언을 고한 것을 배경으로 각종 악재가 중첩돼 증폭되고 있다.

첫째,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다. 신흥국 시장을 선도해온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새해 들어 거의 쇼크 수준으로 신흥국에 전가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7.7%로 전 분기보다 후퇴한 데 이어, 에이치에스비시(HSBC)가 지난 23일 발표한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도 49.6으로 지난해 7월의 47.7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50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 축소를 뜻한다. 이 발표를 계기로 같은 날 아르헨티나 페소가 달러 대비 11%나 추락하는 등 신흥국 시장에서 매도세가 본격화했다.

둘째, 기업 이익의 위축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기업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고한 123개 기업 중 3분의 2가 전문가들의 예상에 미달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경제분석가들은 지난해 여름 S&P 500기업의 수익 신장률을 11% 이상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론 5.9% 정도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에서도 기업 10곳 가운데 7곳은 수익이 악화되리라 전망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기업분석회사 팩트셋의 자료를 근거로 보도했다.

오러클과 쓰리엠이 지난 24일 최악의 실적을 발표하는 등 미국에 기반을 둔 다국적 기업도 부진에 빠졌다. 이들 기업은 부진한 실적이 달러 강세 탓이라고 진단했다. 신흥국들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자 달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들의 통화 약세가 신흥국 경제의 구매력을 낮추는 한편으로 글로벌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키는 설상가상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셋째, 신흥국의 정치적 위기가 겹쳤다. 지난해 중반부터 통화 약세 등 시장 위기의 징후를 보여온 신흥국의 다수가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다. 타이·터키 등이 심각한 반정부 시위 사태를 겪고 있고, 인도네시아도 선거를 앞두고 차기 정권에 대한 불투명성이 커진 상태다. 최근 우크라이나 시위가 격렬해져 신흥국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 각국 사이에 공통점도 없지만, 동시다발로 불거져 유독성을 키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짚었다.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폴란드의 즈워티와 멕시코의 페소 등까지 덩달아 폭락세를 보이는 감염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속도가 이번 신흥국 위기의 강도와 확산 범위를 규정하리라는 진단이 많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8~29일 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준은 이미 채권 매입 규모를 한달에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축소했는데, 일부 경제분석가들은 연준이 이번에 매입 규모를 650억달러까지 축소하리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미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하느냐가 신흥국 위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신흥국 외환위기, 예의주시해야 [오피니언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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