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무르티 휴스턴대 교수
크리슈나무르티 휴스턴대 교수
“셰일가스 개발로 미 대외정책 변화”
“한국 가스 수입가 15~20% 싸질 것”
“셰일가스 개발로 미 대외정책 변화”
“한국 가스 수입가 15~20% 싸질 것”
“미국 셰일가스 개발은 지정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국이 아시아 귀환(pivot to Asia) 정책을 선언한 것도 (셰일에너지 개발로) 중동 에너지에 덜 의존적이 된 상황을 반영한다.”
미국 휴스턴대학의 라마난 크리슈나무르티 교수(에너지학과장)는 “미국이 외국에서 들여오는 에너지로부터 독립하게 되자, 좀더 내향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셰일에너지 개발로 외국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줄자, 미국이 중동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아시아나 국내 문제에 대응할 여유를 가지게 됐다는 의미다.
■ 셰일가스 개발로 미국의 대외정책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중동 에너지에 과거보다 덜 의존적이 상황이 됐다. 예를 들어 15년 전 중동의 중요 국가인 이집트에서 최근의 (군부 쿠데타) 상황이 일어났다면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됐을 것이다. 지금 그 파장은 훨씬 덜하다. 일부 중동 국가들은 미국의 이런 변화를 우려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거절한 것도 그런 의사 표현이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이용해 유럽국가들에 행사해온 영향력도 미국의 엘엔지 수출이라는 대안의 등장 탓에 제한적으로 바뀌었다. 에너지의 지정학이 매우 미묘하게 변하고 있는데, 러시아와 중동 국가들에는 정치적인 의미가 크다.”
■ 현재까지 셰일가스의 대규모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 정도다. 다른 국가들도 셰일가스 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까?“미국·캐나다 외에 중국과 아르헨티나 등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편이다. 아르헨티나는 미국 기업에서 기술을 도입하고 있고 개발 성공 가능성도 높다. 중국 기업들도 미국에서 일부 셰일가스 광구를 임대하거나 투자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있다. 하지만 중국 안에서 개발하려면 셰일가스 개발에 들어가는 엄청난 양의 물이 부족하고 인구밀도가 너무 높다는 점 등의 어려움이 있다.”
■ 셰일가스가 미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셰일가스로 인해 텍사스를 비롯해 미국 경제에 거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불과 10년 전인 2004~2005년 무렵 휴스턴에서는 멕시코만의 석유화학공장들을 폐쇄하는 문제에 대한 많은 회의가 열렸다. 이제 똑같은 자리에서 멕시코만에 석유화학공장들을 짓는 신규 투자가 주요한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10년 전에는 화학공장의 30%를 폐쇄해야 한다는 논의를 했는데 이제는 30% 증설을 얘기하고 있다. 미국 내 핵발전소 건설 논의도 사라졌다. 바닷가에 세워진 풍력 발전기도 멈췄다. 3~4년 전부터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리언델바젤, 다우케미컬, 듀퐁, 릴라이언스 수많은 석유화학 업체들이 멕시코만 지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미국의 저렴한 가스가격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가?
“현재 mmBTU당 2~3달러선인 극단적으로 저렴한 가스 가격은 일시적일 것이다. 셰일가스전에서 생산량의 고갈이 매우 급격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계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개발에 점점 더 많은 비용이 드는 상황이 올 것이다. 새로운 탐사·개발·투자비용 등을 고려하면 가격이 계속 이렇게 저렴하게 유지될 수는 없다.”
-미국이 셰일가스 수출을 본격화하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지불하는 가스가격은 어떻게 될까?
“미국 정부는 국내 가격 추이를 보며 매우 조심스럽게 수출 허가 문제를 조절해나갈 것이다. 미국이 본격적인 가스 수출을 하게 되면, 한국 등이 지불하는 가격은 현재보다 15~20% 저렴한 정도에서 결정될 것이다. 셰일가스 수출에선 원료인 가스 가격뿐만 아니라 액화와 운송 비용이 중요한 변수다”
휴스턴/글·사진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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