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선물값 3.4%·은 4.4% 급락
달러당 104엔대…내년 115엔 전망
100엔당 1008원…1000 붕괴 눈앞
달러당 104엔대…내년 115엔 전망
100엔당 1008원…1000 붕괴 눈앞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1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한 뒤 금값이 급락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의 엔화 가치가 내년에 달러당 115엔대까지 하락(엔-달러 환율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엔화의 저평가가 가속화하면 수출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인 한국 기업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내년 2월 결제 금 선물값이 전날보다 온스당 41.40달러(3.4%) 떨어진 119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0년 8월3일 이후 가장 낮다. 달러가 강세를 보여, 달러 대체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이 떨어진 까닭으로 해석된다. 은값도 내년 3월 결제물이 전날보다 87센트(4.4%)나 떨어져 온스당 19.19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달러 강세는 일본 엔화의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했지만, 일본은행은 양적완화를 이어갈 계획이라는 점이 엔화 약세의 배경이다. 일본은행은 20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지난 4월 발표한 양적·질적 금융완화 방안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4월 초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취임한 뒤 처음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년 안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2%’라는 목표를 달성하려고 시중 자금공급량(본원통화)을 2년 안에 2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8일 거래에서 5년 2개월 만에 달러당 104엔대로 떨어진 엔화가치가 내년에 2008년 9월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달러당 108엔)으로 떨어지고, 달러당 115엔대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시바시 마사루 일본 스미토모미쓰비시 은행 외환 트레이더는 “트레이더들이 우선 105엔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내년 1분기에 110엔대로 목표를 전환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말했다. 시티그룹 일본법인의 외환시장 전략가 다카시마 오사무는 엔-달러 환율의 추세가 달러당 108엔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내년 봄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하면 내년중 115엔까지 갈 수 있다”는 크레딩 애그리콜은행의 전망을 전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20일 오후 4시 달러당 10.4.38~104.39엔에 거래돼, 전날보다 0.42엔(0.4%) 올랐다. 반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원(0.1%) 오른 달러당 1061.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엔-달러 환율이 원-달러 환율보다 더 오르면, 원-엔 환율은 떨어진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원-엔 환율은 19일 100엔당 1008원으로 1000원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남구 조기원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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