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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시장만능주의 비판…물가보다 고용안정 강조

등록 2013-10-09 20:05수정 2013-10-09 21:49

‘연준 의장 지명’ 재닛 옐런은 누구
경제이론과 정책실무 겸비한 인물
경기예측 탁월해 ‘주택버블’ 경고
NYT “큰 아이큐 가진 여성” 호평
버냉키 이어 양적완화 기조 유지할 듯
남편 애컬로프는 노벨경제학상 수상
‘큰 아이큐를 가진 작은 여성.’

<뉴욕 타임스>는 9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에 지명되는 재닛 옐런 현 부의장에 대해 한 동료가 이렇게 평했다고 전했다. 체구는 작지만 매우 지적인 인물이라는 얘기다.

옐런 부의장은 역대 어느 연준 의장보다도 탄탄한 경제 이론과 풍부한 통화정책 실무를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예일대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케인즈학파의 대표적 학자인 제임스 토빈 교수 밑에서 실업 문제를 주로 연구했다. ‘새 케인스학파 모델’의 이론적 기초를 닦는 데 기여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학계에서 시장만능주의를 비판하고 정부의 역할과 규제의 중요성을 옹호해온 당찬 학자이기도 했다.

하버드대 조교수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를 거친 뒤, 그는 금융·통화정책 당국자로서도 15년 넘게 활약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연준 이사회 멤버와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지낸 뒤 2004년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 2010년 연준 부의장에 임명됐다.

옐런 부의장은 경기 예측력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09~2012년 연준 관리들 중에서 예측력이 가장 정확한 인물로 그를 선정했다. 이 신문은 “데이터를 왕성하게 소화·종합하며 매우 신중하다”고 그를 묘사했다. 실제로, 그는 2005년 주택가격 버블을 경고한 극소수의 관리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이를 자신의 관할지역에서 정책에 반영하는 적극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일각에선 위기 관리 능력이나 업무 추진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상원 인준을 무사히 통과해 연준 의장이 됐을 때, 그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는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을 결정하는 것이다. 양적완화 정책은 애초 지난달부터 축소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부진한 고용 상황과 정치권의 대립 등을 근거로 들면서 그 시기를 연기한 바 있다. 옐런 부의장은 중앙은행의 두가지 목표인 완전고용과 물가안정 중에서 완전고용의 중요성을 더 강조해온 만큼 버냉키 의장의 정책 기조를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올해 2월 연설에서 현재 7.3%에 이르는 실업률과 관련해 “이것은 나에게 통계수치만은 아니다. 장기 실업은 노동자들과 그 가족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옐런 부의장이 물가안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옐런 지지자들은 그가 1990년대에 이미 연준의 인플레 목표치를 3%에서 2%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2011년에는 이를 연준의 공식 목표치로 설정하는 것을 주도한 점을 들어 높은 인플레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또 하나 중요한 과제는 금융규제 강화다. 오바마 행정부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금융규제법인 ‘도드-프랭크 법’을 통과시켰으나, 대형 금융기관의 ‘대마불사’ 규제 등 핵심 정책의 구체적 실행 방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옐런 부의장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유순한 규제자에서 강한 규제 옹호자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앞으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러나 중도적 성향의 그가 대형 은행의 분리 같은 좀더 강한 정책은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옐런 부의장은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남편 조지 애컬로프는 ‘정보 비대칭 이론’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아들 로버트 애컬로프도 영국 워릭대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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