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 은퇴 발머의 ‘후계 포석’
“엠에스 미래 향한 대담한 조처”
“엠에스 미래 향한 대담한 조처”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며 핀란드 경제의 상징이었던 노키아의 휴대전화 부문이 매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일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문을 모두 54억유로(71억8000만달러)에 인수하는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 전체 인수에 37억9000만유로, 노키아의 특허권 인수에 16억5000만유로 등 모두 54억4000만유로에 매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때 휴대전화 분야에서 부동의 1위였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삼성과 애플에 밀려 생존을 위협당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경쟁자인 애플이나 구글과 맞서려면 휴대전화 분야에서 입지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한 상태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를 노키아 스마트폰에 채용하는 등 두 회사는 이미 스마트폰 분야에서 밀접한 동반자로서 협력해왔다. 두 회사는 지난 6월부터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문 매매를 협상해 왔으나,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이번 인수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미래를 향한 대담한 조처”라며 “두 회사의 직원과 주주, 소비자들에게 모두 득이 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발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소프트웨어 생산뿐만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개인과 기업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분야에도 더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과 구글, 삼성에 스마트폰 분야를 선점당해, 성장동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이번 협상은 은퇴를 1년 앞둔 발머가 자신의 후계자를 겨냥해 만든 작품으로도 보인다. 이번 협상에서 그를 상대한 스티브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가 발머의 후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추락을 거듭해온 노키아는 지난 석달 동안 매출액이 24%나 감소했다. 2분기 휴대전화 판매는 537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7%가 줄었다.
그러나 노키아의 스마트폰인 루미나의 매출은 상승했다. 지난해 노키아가 올린 302억유로의 수입 가운데 절반가량이 휴대전화 분야에서 나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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