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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국,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 변신중

등록 2013-05-19 20:38

100억달러 가스 수출시설 허가
FTA 맺지 않은 일본 수출도 허용
셰일가스 붐으로 개발·수출 ‘활활’
오랫 동안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입국이던 미국이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변신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국제 에너지 지정학 판도에 급변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17일 텍사스의 멕시코만 연안에서 천연가스 개발회사 프리포트가 추진하는 100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수출시설 건립을 허가했다. 이는 미국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주요 공급국으로 바꾸는 이정표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프리포트는 일본의 주부전력과 오사카가스 등 두 회사와 계약을 맺었으며, 연간 최대 440만t의 천연가스를 2017년부터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이 물량은 일본 연간 소비량의 5%에 이른다. 일본은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상사가 카메론사와, 스미토모상사와 도쿄가스가 콥포인트와 추가로 수입 계약을 추진중이다. <니혼게이자신문>은 “미국으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이 실현되면 2020년께는 일본의 천연가스 조달가격이 약 15% 싸질 것이라고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전망한다”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 프리포트 프로젝트를 조건부로 허가했으며,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일본처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나라에는 천연가스 수출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이번 프리포트 프로젝트는 미국 내에서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19개 가스 수출시설 프로젝트에도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부는 이번 허가와 관련해 “경제, 에너지 안보, 환경적 영향 등을 고려한 광범위하고 신중한 검토를 했으며, 공공의 이익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3년 전부터 미국에서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면서, 개발과 수출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프리포트 허가를 놓고, 그동안 미국 내 싼 천연가스로 경쟁력을 확보해온 다우케미컬 등 석유화학회사들과 환경보호론자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천연가스 수출이 미국내 가격을 인상시켜, 석유화학회사들과 소비자들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환경보호론자들은 환경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셰일가스의 무분별한 개발을 부추기고, 친환경 에너지 개발노력을 침체시킬 것이라며 반대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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