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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1달러=100엔 시대’ 눈앞

등록 2013-04-09 17:27수정 2013-04-09 22:42

도쿄외환시장 한때 1달러당 99.69
3년11개월만에 최저
일 ‘경기실사지수’는 사상최고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의 엔화 가치가 1달러당 100엔에 육박했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홀로 초약세를 보이는 엔화 때문에 타격을 입는 수출 경쟁국들의 비판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일본 안에서 흘러나온다.

9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도쿄증권거래소가 폐장한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0.28엔 오른(엔화 가치 하락) 99.11~99.14엔에 거래됐다. 엔화는 이날 오전 한때 달러당 99.69엔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9년 5월7일 이후 3년11개월 만의 최저치였다. 그러나 달러당 100엔대 돌파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오후 들어 하락폭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11월 일본 총선 일정이 공표되고, 과감한 통화완화를 주창한 자민당의 승리가 예상되자 달러당 80엔대였던 엔화 가치는 당시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4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이 시중 통화 공급을 2015년 말까지 현재의 갑절로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달러당 92엔대로부터 수직 하락이 나흘째 이어졌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국제금융 전문가들의 한 회의에서는 구로다 총재의 이번 조처에 대해 ‘헬리콥터 구로다’라는 표현이 나왔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2008년 주택거품 붕괴로 인한 미국 금융위기 당시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서라도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별명에 빗댄 것이다.

일본 경제주체들 사이에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커졌다. 경기 움직임에 민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내각부가 2000년부터 조사해온 경기실사지수는 지난달 57.3을 기록해,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에 올해 들어 닛케이지수는 30%가량 상승하는 등 일본엔 낙관론이 팽배하다. 닛케이지수는 4일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 발표 뒤 8일까지 사흘(영업일) 동안 7%나 올랐다.

그러나 엔화 초약세 흐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통화완화는 일본의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일본이 구조개혁이나 재정재건을 하기까지 시간벌기에 불과하다”고 논평했다. 한 증권사의 분석가는 “일본만 금융완화로 인한 엔 약세의 혜택을 보고 있어서, 외국으로부터 비판의 목소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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