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단계 강등당한뒤 언론서 예측
오즈번 재무장관 “긴축계속” 의지
오즈번 재무장관 “긴축계속” 의지
“영국이 트리플A를 회복하는 데는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2일 영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한단계 강등시킨 것을 두고 <인디펜던트>는 24일 이런 전문가들의 예측을 전했다. 이미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돼 있어 외환이나 차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지만, 이와 별개로 영국에선 ‘국가의 위신’이 떨어졌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무디스가 밝힌 강등 이유는 영국의 경제성장이 부진하고 부채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다. 특히 무디스는 지난 1980년대나 1990년대의 경기침체 때보다 현재 영국의 경제회복이 부진하다며, 정부가 세입 확대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앤피도 무디스의 뒤를 이어 등급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현재 직면한 부채 문제를 냉혹하게 되새겨주는 조처”라며 “이는 채무난을 극복하려는 우리 의지를 약화시키기는커녕 두배로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력한 긴축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표명이다. 하지만 당장 야당인 노동당의 그림자 내각 재무장관인 에드 볼스는 “경제정책의 재앙적 실패”라며 공격하고 나섰다. 그는 “현실은 성장 둔화와 적자 증가, 그리고 민생의 심각한 악화다. 보수당 정권은 효과도 없는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은 1978년 무디스의 국가등급이 도입된 이래 줄곧 트리플A였기에 충격이 더 커 보인다. 최고등급에서 강등된 국가가 이를 회복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캐나다는 1992년과 1994년 에스앤피와 무디스로부터 한 등급 강등당했다가 2002년 회복했다. 호주는 17년이 걸렸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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