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구제’ 첫 구체안 제시 불구
스페인 국채금리↑…미 증시 하락세
스페인 국채금리↑…미 증시 하락세
유럽중앙은행(ECB)이 2일 스페인과 이탈리아 같은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직접 매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26일 마리오 드라기(사진)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유로존 구제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하겠다”고 발언해 시장의 기대를 키운 뒤 1주일여 만에 입을 연 것이지만 시장의 ‘갈증’을 채우진 못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같은 국가의 국채조달 금리를 떨어뜨리기 위해 적절한 규모로 공개 시장 조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수주 안에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각국 정부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채권 시장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해 유럽중앙은행 단독이 아니라 이 기구를 활용해 국채 매입을 할 뜻을 시사했다. 이로써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지만 단기효과는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이 수개월 만에 재가동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독일 중앙은행이 유보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실제 조처까지는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드라기 총재는 “유로는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하며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 추가로 예외적인 방법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에프페>(AFP) 통신 등은 3년 만기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을 재가동할 수 있다고 점쳤다.
개입을 시사했음에도 드라기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회의적이다. 기자회견 직후 유로는 1% 가까이 올랐다가 곧바로 낙하해 1%가량 빠졌고, 스페인 국채금리는 다시 6.95%로 올라섰다. 미국 증시도 하락세로 출발했다. 좀더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조처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과 이 조처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유로존 경제는 단지 매우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조기 회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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