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부적격 바로 위 등급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13일(현지시각) 최대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기로 한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세단계나 내렸다.
무디스는 이날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의 ‘A3’에서 ‘Baa3’로 세단계나 내리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Baa3는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것으로 투자부적격 등급 바로 위 단계다. 무디스는 “스페인이 은행권의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등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게 되면 정부의 부채 부담이 더 커진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그 여파로 14일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은 개장 직후 6.88%까지 폭등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수위인 7%에 근접했다. 전날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은 6.75%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무디스가 스페인의 등급 전망을 ‘3개월 안에 또 떨어질 수 있음’을 뜻하는 ‘부정적’으로 제시했다”며 “등급이 또 떨어지면 투자부적격 등급이 돼 (한 나라의 경제 비중에 맞게 국채 매입 비율을 정해둔) 인덱스 펀드 등에서 스페인 국채를 의무적으로 투매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무디스는 키프로스의 국가 신용등급도 ‘Ba1’에서 ‘Ba3’로 2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는 “키프로스 경제가 그리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등 배경을 밝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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