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62.78 포인트(3.40%) 떨어진 1782.46에 마감한 18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자산규모 3위 대형은행 방키아 지난주 10억 유로 썰물
무디스, 스페인 은행 16곳·지방정부 4곳 신용등급 강등
무디스, 스페인 은행 16곳·지방정부 4곳 신용등급 강등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에서도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조짐이 나타나면서 ‘그리스 위기’가 인근 재정 취약국으로 전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또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17일(현지시각) 스페인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는 이날, 정부가 최근 지분의 45%를 국유화한 대형은행 방키아에서 지난주에만 10억유로(약 1조4800억원)가 넘는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정부의 부분 국유화 조처 이후 방키아에서 빠져나간 자금의 규모가 이 은행의 올해 1분기 전체 인출액과 같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방키아는 자산 규모 기준으로 스페인의 3번째 은행이며, 부실 정도가 가장 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극도의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방키아의 주가가 이날 한때 29%나 폭락하는 등 스페인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스페인 정부는 긴급진화에 나섰다. 페르난도 히메네스 라토레 재무장관은 이날 “방키아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없으며, 그럴 만한 이유도 없다”며 신문 보도를 부인했다. 방키아의 신임 최고 경영진도 이날 밤 긴급 성명을 내어 “우리는 경제적 격변기에 살고 있지만 방키아는 완전히 정상운영중”이라고 해명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디스는 같은 날 스페인 은행 16곳의 신용을 대폭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자산 규모 1위인 산탄데르 등 3대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을 3단계나 낮췄고, 또다른 3곳은 투자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무디스는 이번 조처가 스페인의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정부의 신뢰도 하락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이날 카탈루냐와 안달루시아 등 스페인 지방정부 4곳에 대해서도 재정 부실과 개선 가망성 취약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앞서 16일 스페인 경제지가 “무디스가 일주일 안에 스페인 은행 21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라고 예보한 지 하루 만에 스페인 정부와 은행들이 총체적인 부실 평가를 받은 것이다.
스페인 정부와 은행의 적극적인 방어로 방키아 주가의 폭락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유로존 경제의 불확실성과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8일 “유럽의 취약한 금융시스템이 유럽 재정위기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면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유로존 전역의 부실은행에서 도미노 뱅크런→재원 조달 능력이 없는 국가들이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에 집단 반발’이다.
한편,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18일 프랑스 라디오 방송 <유럽1>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2~24개월 안에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며 “유로존은 강한 경제이며, 우리는 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리스는 유로존에 남아야 하며 유로존 경제의 회복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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