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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이 재정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그리스에 대한 1300억유로(약 193조원) 규모의 2차 구제금융 제공에 합의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의 재무장관들은 21일 새벽(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14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협상 끝에 2010년 5월에 이어 다시 그리스에 대규모 구제금융을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긴축정책에 대한 그리스 내부의 반발 등이 있지만 이로써 2년 가까이 끌어오던 그리스 위기는 큰 고비를 넘게 됐다. 그리스는 추가 구제금융이 집행되면 다음달 20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145억유로어치의 국채를 상환하는 등 당분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2차 구제금융을 통해 현재 160%에 이른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2020년에는 120.5%로 낮추기로 했다. 또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그리스의 재정 건전화 약속 이행을 점검할 팀을 그리스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리스와 민간 채권단의 부채 탕감 협상도 타결돼, 민간 은행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 2000억유로를 액면가 기준으로 53.5% 탕감하기로 했다. 애초 논의되던 50%에서 더 나아간 수준이다. 민간 은행들은 나머지 금액은 30년 만기 그리스 국채나,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만든 유럽재정안정기금이 발행하는 단기 채권으로 받기로 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이밖에도 자국 중앙은행들이 2010~2011년에 사들인 450억~50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국채에 대한 수익(국채 매집 시 할인액)을 그리스 정부에 주기로 했다. 그리스에 대한 대출액의 이자도 깎아주기로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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