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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애플 ‘중국공장 조사’ 독립기관에 맡겨

등록 2012-02-14 21:32

미국의 노동인권 단체에 의뢰
수년 거부하다 시비 일자 양보
애플이 중국 하청공장의 노동 환경에 대해 제3의 기관에 조사를 맡겼다. 독립적 기관의 조사를 수년간 거부했지만 중국 공장의 노동 인권이 계속 시빗거리가 되자 내놓은 양보안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하청업체인 폭스콘의 중국 공장들에 대한 조사를 미국의 노동 인권 감시 단체인 공정노동협회에 의뢰했다고 13일 밝혔다. 쿡은 “노동자들은 어디서든 안전하고 공평한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는 조사는 규모와 범위가 전자산업에서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공정노동협회가 이날부터 중국 선전의 폭스콘 생산단지에서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공정노동협회가 노동자 수천명을 인터뷰해 건강, 안전, 보수, 노동시간, 작업 지시 방식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한다고 밝혔다. 폭스콘 외에도 같은 대만계 하청업체인 콴타와 페가트론의 공장들도 조사 대상이다.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을 만드는 폭스콘의 노동 인권 문제는 2010년 이후 선전 공장 직원 10여명이 투신자살을 하면서 크게 부각됐다. 지난달에는 폭스콘의 중국 우한 공장 노동자 300여명이 약속한 상여금을 달라며 투신 소동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애플의 이번 결정에는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말 폭스콘의 노동조건을 심층보도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 신문은 폭스콘의 중국 청두 공장 노동자들이 하루 12시간씩 일주일에 엿새간 일하며, 방 3개짜리 아파트에서 20명이 생활한다는 등의 실상을 전했다. 폭발 사고로 사망자들이 발생하고, 유독물질에 몸을 상하는 노동자들도 많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이런 보도의 영향으로 “애플은 윤리적이고 공정하며, 안전한 하청업체와 거래하라”는 내용의 온라인 서명운동에 참여한 인원이 25만명에 이른다.

애플은 지난달 156개 하청업체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 비판 여론을 달래는 제스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문제를 즉각 고치지 않고 ‘지연 전술’을 편다는 비난도 듣는다.

한편 노동 환경을 둘러싼 시비에도 불구하고 급성장을 거듭하는 애플의 주가는 이날 주당 502.6달러(약 56만5000원)로 장을 마쳐 최초로 500달러를 돌파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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