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오바마 증세 주장 지원사격 나서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딴 ‘버핏세’ 도입 방침을 밝히자 즉각 ‘지원 사격’에 나섰다.
버핏은 24일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뒤 <에이비시>(ABC) 방송에 나와 ‘부자 증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에는 자신보다 세율이 두 배나 높은 비서 데비 보사넥을 대동해 ‘고소득 저세율, 저소득 고세율’의 문제점을 더 부각시켰다. 보사넥은 지난해 8월 버핏의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억만장자인 자신보다 소득세율이 높은 비서로 언급된 인물이다. 그는 불과 몇시간 전 오바마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초대돼 ‘버핏세’의 홍보를 도왔다.
버핏은 방송에서 “문제는 미국 재정에 수조달러를 공급해야 하는데 어찌해야 공정한 것인가라는 점이다”라며, 국가 재정이 부실화됐는데 거부들이 돈을 더 내놓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옆자리의 비서 보사넥을 가리키며 “나만큼 열심히 일하는데 세율이 내 두 배나 된다”고 말했다. 억만장자인 버핏의 세율은 17.4%인데 비해 보사넥은 월급의 35.8%를 세금으로 낸다. 버핏은 자신이 세금을 더 낸다고 해서 투자 활동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나는 언제나 돈 버는 일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버핏은 ‘부자 증세’에 반대하는 공화당 대선 주자들도 비판했다. 그는 공화당 대권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던지는 질문이라며 “당신은 현재의 세금 체계가 지속돼야 한다고 보느냐”고 말했다. 또 롬니나 그의 당내 경쟁자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세율이 낮은 자본소득으로 많은 돈을 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인사들이 ‘버핏세’ 도입 주장을 “계급 전쟁”으로 표현하는 데 대해서는 “이걸 전쟁이라고 한다면 우리 쪽은 핵무기를 가졌다”고 응수했다. 그는 “우리(부자들)에게는 케이스트리트(워싱턴의 로비 업체 밀집 지역)도 있고 월스트리트도 있다”며, 부자들에 견줘 로비력이 떨어지는 보통 시민들에게 정부가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보통 시민을 대표해 방송에 나왔다고 말한 보사넥은 “우리 사무실에 근무하는 모두가 (회장인) 워런보다 세율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연간 100만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들은 적어도 30%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며 ‘버핏세’ 도입 방침을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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