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달러·99엔대 ‘뚝’
마이너스 성장 예상 우세
미국 경기는 상승 분위기
마이너스 성장 예상 우세
미국 경기는 상승 분위기
시중 통용 10돌을 맞은 유로가 올해 최악의 해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유로존이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최근에는 유로의 하락세마저 두드러진다.
미국 경제에 대한 의문이 커지던 지난해 5월 1.494달러까지 오른 유로는 1유로 당 최근 1.3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15개월 만의 최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는 일본 엔에 대해서는 11년 만에 100엔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스페인의 재정적자가 예상을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는 소식에 엔 수요가 증가하면서 엔-유로 환율은 한때 99.47엔까지 떨어졌다. 2000년 12월 이후 11년만의 최저치다. 2일 전자거래에서도 오후 3시 현재 1유로가 99.44엔에 거래됐다.
이런 추세는 새해 벽두부터 유로존이 세계경제에 계속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유로존 17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0.2%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캐피탈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딘 마키도 올해 유로존 경제가 그만큼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이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피해갔지만 올해에는 이를 모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짧은 경기회복 뒤의 재침체를 뜻하는 더블딥이 현실화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유로존 지도자들도 더블딥은 어느 정도 각오한 듯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31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내년은 분명히 2011년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신년 연설에서 “2차대전 이후 가장 중대한 이 위기는 끝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은 2일 유로 통용 10돌을 기념하는 2유로 동전을 내놨을 뿐 다른 기념행사는 엄두를 못낼 정도로 유로존 분위기는 가라앉아있다.
유로존의 더블딥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경제 전반에도 어두운 전망이 떠나지 않고 있다. 2년간 세계 금융시장을 내리누른 유로존이 실제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접어든다면 다른 지역의 더블딥 진입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나은 상승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미국과 유로존 경제의 디커플링(비동조화)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투자은행 제이피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1.9%에서 2.5%로 올렸다. 지난달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3년6개월 만의 최저치로, 경기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유비에스증권의 모리 해리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로존 사이에) 디커플링의 조짐이 있다”며, “다른 지역들의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미국에게는 괜찮은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뉴스>에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각각 4.0%와 3.4%로 전망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ebon@hani.co.kr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