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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채권손실’ 현실화…미·유럽 금융주 ‘자유낙하’

등록 2011-11-02 20:32수정 2011-11-02 22:37

그리스 국민투표 발표 직격탄…연이틀 급락
투자실패·월가시위로 다시 ‘생존위기’ 몰려
메이저은행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다시 잔인한 계절을 겪고 있다. 전세계로 퍼진 ‘점령’ 시위대로부터 ‘공적 1호’로 규정되어 도덕적으로 난타당할 뿐 아니라, 대규모 손실과 주가폭락 재현으로 생사를 위협받는 수준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이후 제2의 위기국면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과 미국의 주요 은행 주가는 3일 들어 보합세를 보였으나, 앞서 이틀 동안 하루 평균 7%대의 폭락을 겪었다. ‘스톡스유럽600’의 은행지수는 1일 7.2% 떨어졌다.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 12.5%, 비엔피파리바 10%, 크레디아그리콜 11%, 독일의 코메르츠방크 9.5%, 도이체방크 8.3%, 이탈리아의 우니크레디토 8.1%, 인테사산파올로 8.7% 등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부채위기 국가 채권에 노출된 대형 은행들이 ‘날개 없는’ 추락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6.3%, 제이피모건체이스 5.9%, 모건스탠리 8%, 시티그룹 7.77%, 골드만삭스 5.5% 등 미국 은행들도 1일 뉴욕증시에서 자유낙하했다.

그리스 정부의 구제금융안 국민투표 회부 방침이 직격탄이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의 주가 하락은 이미 지난달 말 유럽연합의 유럽 부채위기 해결안 타결 이후 슬금슬금 재개되기 시작하다가 31일부터 본격화한 것뿐이다.

금융권 주가의 추락은 그리스 채권 등 유럽 부채위기 국가들에 대한 채권투자의 손실이 이번 유럽연합 부채위기 해결안 타결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회사들의 추락이 서브프라임모기지 등에 대한 잘못된 투자 손실을 반영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유럽 정상들이 합의한 해결안의 핵심은 그리스 채권 투자 원금의 50% 상각과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이었다. 은행들로서는 그리스에 투자한 원금의 50%를 손실처리해야 한다. 또 이 손실로 인한 파산을 막기 위한 조처로 자신들의 자본을 확충 강화하려면 신주 발행을 해야 하는데, 기존 주식 가치는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유럽 부채위기가 격화된 지난 7월 이후 서방 주요 은행들의 주가는 올해 최고가 대비 30~5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이다. 미국의 대형 선물중개업체 엠에프(MF)글로벌이 유럽 국채 투자 손실로 파산신청을 했고, 앞서 10월초 월가 주요 은행 가운데 하나인 모건스탠리도 파산설에 휩싸였다. 유럽에서는 2008년 프랑스와 벨기에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간신히 회생한 덱시아가 결국 또다시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며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비엔피파리바는 현재 그리스 채권 투자로 35억유로가, 소시에테제네랄은 25억유로가 물려 있는 상태이다. 그리스의 국민투표 회부로 그리스 구제금융안이 실행되지 못하고 유럽 부채위기 해결안도 궤도를 이탈한다면 이들 은행들의 생존은 장담할 수 없는 처지로 몰린다. 신뢰의 대명사이던 스위스 은행의 유비에스(UBS)에서 최근 직원의 대규모 부정거래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악재도 겹치고 있다. 이미 대형은행들은 7월 이후 대규모 감원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최대 은행 노무라는 2일 연 12억달러 비용삭감을 발표했고, 크레디스위스는 같은날 3500명 감원을 발표했다.

안으로는 투자손실, 밖으로는 월가 점령 시위대 등의 도덕적 규탄 앞에 금융회사들이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생사의 갈림길에 다시 들어서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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