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경기부양 의지
양적완화 여부엔 신중
양적완화 여부엔 신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벤 버냉키 의장은 4일 미국 경제가 비틀거리고 있다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조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의회 합동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물가안정의 범위 안에서 더 강력한 경기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적절한 조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버냉키 의장이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양적 완화’로 알려진 추가적인 국채 매입 여부에 대해선 “경제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떤 것도 테이블 위에서 치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지를 뒀지만, “그런 조처를 즉각 실행할 계획은 없다”며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해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를 포함해 고용계획 조사결과 등의 최근 지표들을 보면 미국의 일자리 증가는 더 느려질 것”이라며 “6월 회의 당시 전망했던 것보다 4분기 경제성장 속도도 더 더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관련해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며, 유럽이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은 뉴욕 월가의 시위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실업률 9%와 저성장이 좋은 상황은 아니지 않냐”며 “그들이 시위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시위대들은 금융부문의 문제가 우리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있고, 워싱턴의 정책 입안자들의 반응을 불만족스러워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정당성이 있다”며 “일정 수준까지는 내가 그들을 비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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