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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빌 게이츠 ‘토빈세’ 도입 제안
“금융거래세 걷어 개도국 돕자”

등록 2011-09-25 19:46수정 2011-09-25 22:40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빈국 재정지원 돕기’ 방안…실현땐 2500억달러 확보
독·프 등 “금융, 공적자금 조성에 기여해야” 적극 지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금융거래세를 도입해 개발도상국들을 도울 것을 제안했다.

게이츠는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국가 간 금융거래와 담배, 운송, 항공연료 등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게이츠는 보고서를 통해 파생상품을 포함한 각종 국가 간 금융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면 최대 2500억달러(약 293조원)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상당한 양의 재정지원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주식수익률 0.01%와 채권수익률 0.002%의 세금을 매긴다면 주요 20개국(G20)에서만 480억달러(약 56조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금융거래세는 (국경을 넘는) 채권·외환·주식 등 금융상품의 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제임스 토빈이 1978년 제안해 ‘토빈세’라고도 불린다. 토빈세는 애초 국제 투기자본을 제어하기 위해 착안됐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이 공적자금의 조성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 아래 프랑스와 독일이 적극적으로 도입을 주장해왔다. 앞서 올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순회 의장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게이츠가 창립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주요 20개국 국가들이 빈국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고안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 또 유럽의회도 지난 3월 토빈세 도입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승인했고 독일과 프랑스도 토빈세 도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자금(핫머니)의 국제거래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얻는 미국과 영국 등의 반대로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미 상공회의소는 이날 “금융거래세는 미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투자자와 기업 모두 피해를 볼 것”이라는 성명을 내고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미국의 반대 입장을 거듭 표명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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