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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경기침체 속 인플레…‘제3의 폭탄’ 되나

등록 2011-09-05 20:31수정 2011-09-05 21:33

미·유럽 위기로 중국 등 8월 제조업 ‘급격한 위축’
5~6% 높은 물가상승률 탓 경기진작 수단 묶여
글로벌 실물경제의 핵심인 제조업 활동이 지난 8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둔화, 퇴조로 돌아섰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버팀목 구실을 하던 중국 등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으며 제조업 부진에 빠지고 있는 것이 요인이다.

월가발 금융위기와 미국과 유럽의 부채위기에 이은 신흥국의 경기침체성 인플레라는 제3의 위기가 ‘시한폭탄’처럼 째깍째깍 가시화되고 있다. 제이피모건이 조사해 지난 1일 발표한 세계 경제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7월 50.7에서 8월 50.1로 떨어졌다. 7월 직전 3개월 동안 연율 6%로 성장하던 세계 경제의 제조업 분야가 퇴조를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성장과 퇴조를 나타내는데, 2008년 말 3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가 2009년 중반 이후 50을 넘겼다.

미국은 50.6, 유로존은 49.0으로 전달에 비해 하락했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 등 신흥국의 부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중국은 49.9(정부 수치는 50.7), 한국은 49.7, 대만은 45.2, 브라질 46.0 등 제조업 강세의 신흥국이 모두 퇴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중국을 빼고는 모두 전달에 비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급격한 축소’를 보였다. 중국 또한 수출주문량 지수가 7월의 50.4에서 8월에 48.3으로 떨어지며, 금융위기가 최고조이던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수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신흥국 제조업의 부진은 선진국의 경기 침체에 따른 결과다. 아시아 신흥국 수출의 구매자였던 서방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신흥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의 성장이 선진국 경제에 버팀목이 된 반면, 이제는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신흥국 제조업을 위축시키는 ‘위기의 악순환’ 구조로 바뀌는 조짐이다.

특히 신흥국은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풀린 유동성으로 우려되던 인플레 압력이 급격히 현실화하고 있다. 인플레로 인해 경기진작의 수단이 묶이는 딜레마에 처해 있는 것이다. 한국의 8월 물가상승률이 5.3%로 급등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고 중국의 8월 물가상승률도 6% 이상으로 전망된다. 브라질도 현재 6.9%의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2%대보다도 무려 3배 가까운 수치이다. 이 때문에 인플레와 경기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의 재현 우려도 나온다.

앤드루 센턴스 전 영국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지난 1일 <월스트리트 저널>의 ‘세계는 더 이상 경기진작이 필요치 않다’라는 기고를 통해 현재 세계 경제의 성장을 막는 것은 ‘부채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고인플레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금융시장 동요 이후 인플레 고삐를 늦추는 듯했던 중국도 다시 죄고 있다. 인플레 압력으로 올해 들어 5차례나 금리를 인상했던 브라질은 지난 1일 예상외로 기준금리를 12.5%에서 12%로 전격 인하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중앙은행이 경기침체를 우려한 정치권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무라증권의 경제분석가 토니 볼폰은 ‘대실책’이라고 평가하는 등 경제분석가들은 브라질 중앙은행의 결정을 일제히 비판했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 타임스> 등 세계 주요 경제지들은 “제조업 부진으로 인한 실물경제 침체로 경기회복에 비관적 전망이 커지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신흥국의 인플레와 제조업 부진이 있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월가발 금융위기 3년 만에 이제 신흥국이 인플레와 제조업 수축이라는 이중의 덫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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