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달러 떨어져 사상 두번째 낙폭
‘단기조정-활황마감’ 분석 엇갈려
‘단기조정-활황마감’ 분석 엇갈려
천정을 모르고 치솟던 금값이 급락했다. 금융 불안으로 안전자산을 찾던 금융시장에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온스당 금값은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시장에서 1757.30달러로 마감해 전날 보다 5.6%(104달러)나 급락했다.
이날 급락세는 전날 장중 한 때 온스당 1913달러까지 치솟은 데 따른 차익실현과 반발매매 등 단기 조정 성격이 크다. 그러나 길게는 최근 10년간, 짧게는 최근 두달간의 급등세에 따른 거품이 꺼지는 신호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1980년 1월(143.50달러)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높다. 온스당 금값이 825.50달러, 인플레를 감안하면 현 시가로 2397.15달러에 달하던 시대다. 당시 급락을 기점으로 금값은 몇 년간에 걸친 장기 활황세를 끝냈다.
금값은 전날 장중 1900달러를 돌파했다가 1.6%나 반락하며, 추세 전환의 신호를 보였다. 이날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지표가 나오면서 금값 폭락의 방아쇠를 당겼다. 상무부는 제조업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7월 내구재 주문이 전달에 비해 4% 늘어 한 달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특히 금값과 반대 행보를 보이는 주가는 다우지수가 이날 143.95포인트 오르는 등 연 사흘 오름세를 보였다. 유럽 증시들도 사흘째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금값 폭락과 주가 상승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배경엔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릴 미 연방준비제도 주최 세계 중앙은행장 연례회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있다. 일부 지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져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연준의 3차 양적완화 조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이 자리에서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시장은 그 기대감에 요동치고 있다”며 연준과 벤 버냉키 의장의 침묵이 오히려 시장으로 하여금 예상 외의 조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3차 양적완화가 단행될 경우, 달러화 가치가 하락해 금값은 장기적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금값이 심리적 저항선인 온스당 2000달러에 근접했다가 물러난 점을 들어, 당분간 급등세를 접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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