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신용등급 강등설에 폭락했다
유럽 하루 만에 3~4%대 폭등
미국도 오전까지 상승세 이어가
유럽 하루 만에 3~4%대 폭등
미국도 오전까지 상승세 이어가
세계 증시가 근거가 약한 소문 한마디에 크게 출렁거렸다. 10일(현지시각) 유럽·미국 증시가 잇따라 폭락한 뒤 하루 만에 유럽 증시가 11일 다시 큰 폭의 상승세로 마감한 장면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신뢰의 ‘지반’이 얼마나 허물어졌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프랑스 2위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10일 주가가 장중 한때 23%나 꺼지며 지옥과도 같은 하루를 경험했다. 갑자기 경영 지표나 자금 사정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 아니었다. 영향력이 변변찮은 영국의 타블로이드지 <메일 온 선데이>가 지난 7일 이 은행의 상태가 “재앙 직전”이라 곧 국유화가 논의될 것처럼 보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전파된 탓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메일 온 선데이>도 사과문을 냈지만 주가는 14.7% 떨어진 채 마감했다.
소시에테제네랄에 대한 소문은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이 조만간 강등될 것이라는 다른 소문과 맞물려 파괴력이 커졌다. 프랑스 1위 은행 비엔피파리바는 9.5%, 3위 은행 크레디아그리콜도 12% 주가가 꺼졌다. 이날 프랑스 1~3위 은행이 주가 하락으로 날린 평가액은 약 100억유로(약 15조원)에 달한다. 신용평가사들은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5% 이상 폭락한 프랑스 증시에 이어 열린 미국 증시도 시티그룹(-10.5%)과 골드만삭스(-10%) 등 금융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해 4% 이상 꺼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 금리 2년간 지속 방침’에 반짝 상승세를 탔던 증시를 다시 끌어내린 악소문들은 11일 아시아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영향력을 소진했고, 유럽 증시가 뒤따라 3~4%대의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하면서 한때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미국도 11일 오전까지 2%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소문들의 온상이 된 경제의 불안정성과 위기의식은 여전해, 세계 금융시장은 언제든지 괴소문의 포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 통신은 “위험 회피 성향이 아주 심화된 시장에서는 지극히 작은 소문도 모든 것을 곤두박질치게 만든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반면, 불안한 자금들이 금에 계속 몰리면서 11일 홍콩 시장에서 금값은 온스당 1800달러(약 194만원)마저 돌파했다.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향후 12개월 금값 예상치를 온스당 2000달러로 높였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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