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세 중대한 기로
미 연준 공개시장위 열려…3차양적완화에 촉각
유럽중앙은행, 국채매입프로그램 적극 수행 결정
인플레 시달리는 중국, 외국채권 매입 ‘미지수’
미 연준 공개시장위 열려…3차양적완화에 촉각
유럽중앙은행, 국채매입프로그램 적극 수행 결정
인플레 시달리는 중국, 외국채권 매입 ‘미지수’
1주일 가까이 ‘자유낙하’하는 국제 금융시장이 주요국의 국제공조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국제공조의 3대 요소로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 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시장개입, 유럽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 가동, 중국의 해외채권 매입 등이 거론된다. 9일(한국시각 10일 새벽 3시께) 열리는 미국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이번 폭락장세에 중대한 기로가 될 것으로 주시되고 있다. 공개시장위의 결과에 따라 국제공조의 향방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이미 8일 2시간에 가까운 긴급 전화회의를 한 뒤 성명을 내고 “금융 안정과 성장을 지지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수단을 취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은 부채위기에 전염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날 20억유로어치를 샀다. 하지만 이런 조처는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관리를 해야 하는 유럽중앙은행의 직무에서 벗어난 것”(독일 중앙은행 도이체방크)이라거나 “겨우 20억유로는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조처”(채권시장 관계자)라며 양쪽 모두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시장의 눈은 9일의 미 연준 공개시장위에서 ‘3차 양적완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발표할 것인가에 쏠려 있었는데,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3차 양적완화 조처가 결정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고 <블룸버그 뉴스>는 전했다. 이 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문가 52명 중 71%가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아시아 증시가 9일 장중 최저점에서 부분적으로 반등하며 비교적 안정세로 마무리됐고,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더 늘며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계속 유효한 상태에서 연준이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적다는 예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좀더 단호한 조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연준은 당장 확실히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앞서 두 차례의 양적완화보다도 “더 단호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적어도 연준이 보유 자산을 더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단기채권을 장기채권으로 바꾸는 정도의 대응은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오는 26일 연준 연례회의에서 벤 버냉키 의장이 직접 나서 말할 때까지 직접적인 행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여 시장에 미치는 반응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미 시장개입에 들어간 유럽에 이어 마지막으로 남은 국제공조의 한 축은 중국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5860억달러 상당의 경기부양 조처를 취하며, 국제경기 침체를 막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중국이 이번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올해 초부터 치솟는 인플레 잡기에 경제정책 초점을 맞춰온 중국도 가용할 대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9일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6.5%로 3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계적인 인플레를 야기할 수 있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에 대해 중국은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중국으로서는 국내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풀 수는 없지만, 미 국채 외에도 유럽 등 다른 국가의 국채 매입 여력은 여전해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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