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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꼬리가 몸통 흔든 격

등록 2011-08-07 20:35

미국과 3대 신용평가사
금융위기때 밀월관계 금가
이번 ‘등급 강등’으로 파탄
스탠더드앤푸어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꼬리가 몸통을 흔든’ 사건에 비유할 수 있다. 에스앤피를 비롯해 무디스와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이하 신평사)는 사실 미국 정부의 보호와 보증 속에서 커왔기 때문이다. 그 회사들이 이제 자신들을 키운 미국 정부와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

에스앤피 등 3대 신평사들은 20세기 초 미국의 철도 붐으로 시작된 회사들이다. 당시 철도회사들의 채권 평가를 하면서 성장한 신평사들은 1975년 미국의 증권감독위(SEC)로부터 투자펀드 등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는 국가공인 통계 평가 조직으로 공인받으면서 그 영향력을 세계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밀월관계가 파탄난 것은 2008년 금융 위기 때다. 신평사들은 금융 위기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던 부채담보부증권(CDO)들에 대해 최상급 신용등급을 내리는 등 위기를 제때 경고하기는커녕 위기를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금융 개혁의 대상이 됐다.

신평사와 미 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의 불편한 관계는 올해 초 다시 불거졌다. 그리스 부채 위기 등 유럽 부채 위기에서 신평사들이 정치적 이유로 관련 국가들의 신평을 강등했다고 유럽 쪽이 반발한 것이다. 또 신평사들은 미국 정부의 신용평가 전망도 ‘부정적’으로 밝히면서, 미국 정부까지 자극했다.

현재 미 의회에서는 금융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금융개혁법안인 ‘도드-프랭크법안’에서 신평사들의 권한 축소를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에스앤피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사실 당연하기도 하고 모순적이다. 계속 하락하는 미국 경제력과 부채 규모로 봐서는 타당한 평가일 수도 있으나, 이는 신평사들의 존재 근거를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의 공인 없이는 존립할 수 없는 신평사들이 자신들의 모태를 평가하고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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