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
퀀텀, 가족 펀드만 관리
조지 소로스(사진)가 자신이 운영하는 헤지펀드 ‘퀀텀’에 투자된 외부인들의 자금을 돌려주기로 했다. 소로스 일가만의 펀드로 전환하겠다는 것인데, 외부에서는 헤지펀드계에서 그가 사실상 은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지 소로스의 두 아들 조나단과 로버트 소로스는 26일 외부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새로운 (펀드운영) 환경의 불행한 결과로 더이상 가족이 아닌 외부 사람의 자산을 관리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그들이 말한 새로운 환경이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규제를 뜻한다. 이 규제에 따라 1억5000만달러 이상 규모의 헤지펀드는 당국에 투자자와 직원 등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보고해야 한다.
현재 퀀텀펀드는 260억달러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 중 외부 자금은 7억5000만달러에 불과하다. 퀀텀펀드는 지난 2000년부터 외부 자금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소액이라고 하더라도 외부 자금을 돌려준다는 것은 소로스가 헤지펀드의 ‘아이콘’으로 불려온 만큼 상징적 의미가 크다. 그가 사실상 10여년 전부터 펀드의 일상적 운영에는 거의 관여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로스의 행보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만한 통찰력을 보여 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헝가리 출신의 유대인으로 1973년부터 퀀텀펀드를 운영해온 그의 이번 결정을 사실상 은퇴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많다. 헤지펀드 ‘데이비스 폴크’의 파트너인 레오르 란다는 “그는 이미 81살이나 된 만큼,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단순히 규제 때문에 그가 펀드의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다. 소로스는 몇년 전부터 펀드 운영보다는 그가 설립한 기구 ‘오픈 소사이어티’ 등을 통한 사회 기부에 더 집중해왔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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