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온라인 기업 ‘들썩’
연간 매출 수십억달러 변동
연간 매출 수십억달러 변동
구글의 검색엔진 변화가 최근 미국 온라인 비즈니스 업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검색결과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구글이 코드들을 바꾸면서 일부 누리집은 트래픽이 50%나 떨어지는 등 검색 순위에서 밀린 기업과 앞선 기업으로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엇갈린 것이다.
8일 <시엔엔(CNN) 머니>는 이로 인한 개별 기업들의 연간 매출 변동 규모가 10억달러(1조12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온라인출판협회(OPA) 추정을 인용해 “구글의 코드 변화로 수십억달러가 왔다갔다하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전체 미국 검색시장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온라인 광고에만 의존한 기업들은 구글의 검색 결과가 생사를 좌우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5일 구글은 검색엔진의 알고리즘(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에 대한 명령어 체계)을 바꿨다고 밝혔다. 질 좋은 콘텐츠가 먼저 보이도록 검색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기존 검색은 많이 인용되는 논문이 우수하다는 데 착안해 많이 참조된 웹페이지에 우선순위를 주는 원칙에 따라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그러나 점차 이를 악용해 남의 콘텐츠를 복사해 놓거나 별가치도 없으면서 많이 참조된 것처럼 만들어 검색을 하면 앞 순위로 나오는 이른바 ‘콘텐츠 팜’누리집들이 늘어나 문제가 되어왔다.
구글의 코드 변화는 개별기업의 구조조정까지 가져왔다. 미국의 맞춤형 지식검색 포털인 마할로닷컴의 최고경영자(CEO)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우리 사이트의 트래픽과 매출이 급감했다”면서 지난주 전체 인력의 10%를 구조조정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아메리카온라인(AOL)은 주식값이 하락했다.
한 검색엔진 관련 전문가는 검색결과 첫번째로 나타나는 누리집은 통상 그 웹 페이지 전체 조회수의 20∼30% 정도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등만 기억하듯 검색순위 2위 또는 3위는 5∼10% 정도로 그 절반에 못미치며 두번째 페이지부터는 전체 조회수의 1%로 아예 무시하는 수준이 된다는 것이다. 구글은 새로운 알고리즘을 미국 서비스에만 적용했으나, 앞으로 다른 나라 서비스에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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