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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그린스펀 “미국도 약달러 추구” 환율정책 비판

등록 2010-11-12 08:22

정부 입장과 달라 ‘눈길’
“중국도 의무 소홀” 지적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전 의장이 미국이 ‘약한 달러’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부인하는 언급을 내놨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1일 주요 20개국(G 20) 정상회의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에 실은 기고에서 중국의 위안화 절상 억제를 비판하면서 “미국도 통화 약세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6000억달러(약 664조원) 규모의 ‘양적 완화’를 발표한 연준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양적 완화가 달러가치를 떨어뜨린다는 것은 상식적 전망이지만, 그린스펀 전 의장의 지적은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돼 눈길을 끈다. 그동안 “강한 달러를 추구한다”고 밝혀 온 미국 정부는 이번 양적 완화도 달러가치 하락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 아니라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하는 경기부양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또 “중국은 지난 몇년 사이 세계경제의 주요 세력으로 부상했지만 그에 합당한 의무를 떠안지는 않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통화가치 약화 노력으로 나머지 국가들은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G20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외환보유고 축적과 자본 유입 차단을 규제하는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쟁적 통화가치 절하를 막으려면 외환보유고를 제한해야 한다는 제안으로, 2조달러 이상의 외환보유고를 쌓은 중국을 겨냥한 해법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그린스펀 전 의장의 기고에 대한 질문에 “미국은 경쟁 우위를 확보하거나 경제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으로 달러 약화를 추구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다만, 달러 약세는 안전한 도피처를 찾는 자본 흐름의 자연스런 결과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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