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외교부, 경상수지 목표제도 반대 공개표명
브라질 “헬기서 돈살포”…독 “G20서 문제제기”
일본은 70조원 규모 ‘양적완화’ 채비 맞대응
브라질 “헬기서 돈살포”…독 “G20서 문제제기”
일본은 70조원 규모 ‘양적완화’ 채비 맞대응
중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차 ‘양적 완화’ 조처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은 미국과 한국이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관철시키려고 하는 경상수지 목표제에도 반대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해, 환율 갈등이 이번 회의에서 오히려 악화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5일 G20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양적 완화는 많은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전세계가 우려 속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미국이) 책임있는 태도를 취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으며,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도 양적 완화가 “전세계에 많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추이 부부장은 경상수지 흑·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로 축소하자는 경상수지 목표제는 “요점을 놓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숫자상으로 인위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계획경제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고도 말했다.
중국 정부가 양적 완화를 공식적으로 문제삼고 경상수지 목표제에도 반대하고 나선 것은 그동안의 수세를 벗어나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통화가치를 조작한다는 ‘오명’을 쓰고 있었지만, 이번 발언은 채권 매입 방식으로 달러를 대량 찍어내는 미 연준의 행태가 환율조작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이 국제적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나왔다.
다른 신흥국들도 이번 조처를 성토하고 있다.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각) “(연준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고있다”고 비난했다. 이미 올해 들어 타이 밧화는 11%, 필리핀 페소화는 8%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인 신흥국 통화들이 ‘2차 양적 완화’로 더 절상될 형편이기 때문이다. 올리비에 블랭샤르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양적 완화는 금리가 높고 통화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곳으로 달러가 이동하는 캐리트레이드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불똥은 선진경제권으로도 튀고 있다. 일본은행은 6일 ‘일본판 양적 완화’인 5조엔(70조원) 규모의 자산매입기금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그동은 금융회사로부터 채권을 사들여왔는데, 다음주부터 시행될 이번 조처는 매입 상대를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미국은 세계경제에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G20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뉴스>가 보도했다.
환율조작을 비도덕적 행위로 치부해 온 미국은 논리적으로 반박할 여지가 많지 않다. 미국은 “국내경기 부양용”이라고 강변하지만, 경쟁국들은 국내 투자와 소비 진작보다는 달러가치를 끌어내려 미국 상품의 상대가격을 낮추는 게 양적 완화의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반발이 큰 것은 각국이 수출 경쟁력 저하뿐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된 자산 거품을 걱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탠더드차터드은행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돈이 넘쳐나지만 실물경제는 그것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양적 완화 발표 뒤인 지난 4일 국제유가가 2% 넘게 상승한 것은 자산·상품 가격의 상승을 예고했다. 베이징/
박민희 특파원,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박민희 특파원,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