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 단기자본에 ‘금융거래세’ 6% 부과
타이도 추가과세 예정…환율전쟁 자구책
타이도 추가과세 예정…환율전쟁 자구책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18일 레알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투기성 단기자본에 부과하는 금융거래세(IOF)를 6%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날은 마침 세계은행이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들의 핫머니가 아시아 등 신흥국으로 급격히 유입되고 있어 통화가치 상승과 자산 거품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날이다.
이번 조처는 지난 5일 금융거래세를 2%에서 4%로 올린 데 이은 것으로, 불과 보름여 만에 핫머니에 대한 과세율이 3배로 뛰었다. 만테가 장관은 지난달 말 아예 공개적으로 세계 환율전쟁이 시작됐다고 선언한 바 있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이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브라질은 10.75%의 기준금리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금리를 유지해 핫머니 유입의 요인이 되고 있으며, 이는 다시 달러화 대비 레알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레알화는 이날 달러당 1.666에 마감돼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타이의 경우도 지난 12일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대해 15%의 자본이득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추가조처를 내놓을 예정이다. 국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밧화가 올해에만 11%가량 절상된데다 지난 6일엔 1997년 7월25일 이래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통화가치 상승이다. 타이 통화당국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더라도 금리를 높이면 자본 유입으로 환율 절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결정 시 환율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해 통화가치 방어가 최우선 고려 대상임을 비쳤다.
이처럼 각국이 경쟁적으로 서로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해 시장개입에 나서는 환율전쟁이 완화될 기미를 안 보이자,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18일 그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 달러화의 평가절하 조처는 없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미 경제 전문 <블룸버그뉴스>는 가이트너 장관이 이날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실리콘밸리의 경영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미국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달러 약세를 유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추가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 완화로 달러를 더 찍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핫머니가 달러화 자산 대신 신흥국 채권·주식 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을 바꾸는 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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