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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패하는 두더지 게임” “기축통화 쥔 미국 이길것” “미 적자심해 중국이 유리”

등록 2010-10-15 19:40

‘환율전쟁’ 백가쟁명 논쟁
‘전 세계 통화당국은 모두 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두더지 잡기 게임을 동시에 벌이고 있다.’

월가의 영향력 있는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의 진단이다. 15일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에 기고한 칼럼에서 그는 지금의 환율전쟁을 중국에서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통화당국들이 한 손에 망치를 들고 두더지가 구멍 바깥으로 나오면(자국 통화가치 상승) 내리칠 준비를 하는 두더지 잡기 게임에 비유했다. 이 경우 시장이 나빠질수록 개입은 늘어나고 이는 다시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점점 승자가 없는 게임에서 “금값은 치솟고 상호의심은 격화되는” 상황이 예견된다는 것이다.

환율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아니, 애초 해결책 도출이 가능한 전쟁인가? 격화되는 환율전쟁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의 진단과 전망이 백가쟁명 식으로 벌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지난 13일 칼럼을 통해 ‘미국의 승리’를 예견했다. 울프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축통화인 달러를 무제한 찍어낼 수 있는 ‘전쟁 승리의 핵심무기’를 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달러를 마구 찍어내는 한, 달러는 약세가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환율 방어에는 한계가 있으며, 위안화는 평가절상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울프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선 현재와 같은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할 두 가지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나는 ‘내부적 불균형 해소’로 선진국이 민간수요 중심으로 회귀하고 금융위기로 늘어난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외부적 불균형 해소’로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은 수출 의존도를 높이고 중국과 같은 신흥국가는 내수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두 번째 조처를 강조했다. 대규모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중국 등 신흥국들이 통화를 평가절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베이징 후이자 스쿨의 중국 전문가인 디우는 지난 11일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질 것이다’라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중국 등 신흥국들이 통화가치를 평가절상한다고 외부적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저축률이 기록적으로 낮은 미국이 기축통화라는 달러의 지위에 의존해 산업 생산성이 현저하게 낮은 현 상황을 고치지 않는 한 무역적자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황이핑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중심 교수는 14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1985년의 2차 환율전쟁이 이른바 ‘플라자 합의’를 통해 엔화의 평가절상 합의로 막이 내렸지만, 그 결과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한다. 1985년 달러 당 250엔이었던 엔화가치는 1995년에 80엔대로 급상승했지만, 일본의 무역흑자는 변함이 없으며, 미국은 여전히 엄청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보이고 있다.

페섹이 지적했듯이, 미국·유럽 등은 이번엔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내용으로 하는 플라자 합의와 같은 모델을 해결책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일본의 경험을 알고 있는 중국이 ‘일본 자리에 대신 중국을 넣으려는 계략’을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 페섹은 “과거에는 몇몇 부유한 선진국이 합의를 압박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으며, 따라서 환율 마찰로 인해 중국만 비난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내달 2일 있을 중간선거를 의식한 미국이 중국 비난을 높이곤 있지만 이후 결국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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