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적자 280억달러 달해
실업률·재정적자도 악화
중, 수출 지난해보다 25%↑
절상폭 1주간 0.4% 그쳐
실업률·재정적자도 악화
중, 수출 지난해보다 25%↑
절상폭 1주간 0.4% 그쳐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환율 전쟁’의 싸움터가 될 것으로 보이는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8월 대중 무역적자가 280억달러(31조1780억원)로 전달(259억달러)보다 8.1% 증가했다고 14일(현지시각)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월별 대중 무역적자로는 역대 최고치였던 2008년 10월(279억달러)의 기록이 깨졌다고 보도했다. 전체 무역적자도 전달보다 9% 가까이 증가한 463억5000만달러에 이르렀다.
미국 정부의 발표는 ‘환율 전쟁’의 배경인 중국의 수출과 외환보유고 증가 소식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3일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9월 말 기준으로 2조648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수출액은 145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때마침 미국 정부는 악화된 실업률 통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14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가 전주보다 1만3000명 증가한 46만2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공공부문 일자리 감소로 9만5000명 증가한 가운데,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6만4000명으로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15일 발표될 올해 재정적자 전망치는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의 1조40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조2900억달러로 여전히 천문학적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수치들 때문에 ‘환율 전쟁’의 주역인 미-중의 대립 심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2일 “점진적이면서도 가시적인 수준”의 위안화 절상을 요구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다른 신흥국들은 (중국의 위안화 저평가에 의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고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해, 위안화 문제에 공통의 이해를 지닌 나라들과 공조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환율 압박을 받는 중국 인민은행은 15일, 2005년 달러페그제 폐지 이후 가장 낮은 달러당 6.6497위안의 환율을 고시했다. 그러나 최근 연일 최저 환율을 고시하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1주일간 위안화 절상폭은 0.4%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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