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들 잇단 반론 내놔
“과거경험 비춰 맞지 않고
되레 재정적자 불안 초래”
“과거경험 비춰 맞지 않고
되레 재정적자 불안 초래”
중국 위안화가 20% 절상되면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미국인들의 ‘상식’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합리적인 반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11일 발간된 아시아판에서 “미국은 경제불황을 중국의 책임으로 떠넘겨서는 안 되며 위안화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타임>의 대기자 퍼리드 자카리아는 표지 칼럼에서 “중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의 4분의 1 정도의 생산비를 들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며 “(환율로 인해) 중국 제품의 값이 20% 비싸졌다고 해서 미국 산업의 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1985년 ‘플라자 합의’ 때도 일본의 엔화가 달러 대비 무려 50% 절상됐으나 미국 제품의 경쟁력은 회복되지 않았고, 2002년 이후 미국의 달러 가치는 경쟁국들에 견줘 22%나 떨어졌지만 미국의 수출은 늘지 않았다”며 “위안화 절상은 (미국이 아닌)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일 <월스트리트 저널>도 여론면에 베이징 후이자 스쿨의 교수 디우의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질 것이다’라는 글을 소개했다. 그는 저축률이 기록적으로 낮은 미국이 기축통화라는 달러의 지위에 의존해 산업 생산성이 현저하게 낮은 현 상황을 고치지 않는 한 무역적자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위안화 절상은 “미국 경제의 판도라상자를 열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나라가 필사적으로 좋은 물건을 만들어 수출하는 동안, 미국은 (제조업 발전이 아니라) 더 많은 화폐를 찍어내기만 하면 됐”지만,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막대한 재정적자로 인해 미국은 약한 달러 정책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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