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NYT’ 칼럼
미 연준
미 연준
“더 이상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하지 마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불황의 경제학>으로 현대세계가 직면한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를 분석한 폴 크루그먼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연준) 및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결정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크루그먼은 26일 <뉴욕 타임스> 칼럼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이 플러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치솟는 실업률을 막을 수 없다며 고실업과 만성적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으려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달 “경기 전망이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며 경기평가를 하향 조정했으나, 적극적인 경기 활성화 조처는 취하지 않았다. 연준이 지난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 완화’를 재개해 보유 모기지증권 만기로 확보되는 현금을 장기 미국채 매입에 다시 투자하기로 했으나 일부 연준 이사 등은 인플레 역풍을 들어 우려를 표시했다. 그런가 하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여전히 “경제는 회복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률이 플러스인가 마이너스인가가 아니라 실업률을 낮출 수 있느냐에 있다며 9%를 넘어선 실업률을 억제하기 위해선 2.5%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의 경제성장은 1~2% 수준에 머물렀으며, 앞으로 몇개월 동안 이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의회예산국은 추가 경기부양이 없다면 실업률이 두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크루그먼은 행정부 관리들도 이제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쏟아부은 경기 부양 정책이 침체를 막는 데는 충분했을지 몰라도 실업 극복에는 충분하지 못했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의 인기가 절정이었던 2009년 초에도 그는 공화당의 반대로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없었으며,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패배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는 앞으로 몇년간 효과적인 정책을 기대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진단하고 연준의 금융 완화와 민간채권 인수 등 과감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이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한달 전 잠정치를 0.8%포인트 밑도는 1.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5%), 올해 1분기(3.7%) 성장률에 비출 때 미국 경제의 성장세에 제동장치가 걸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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