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테스트 7곳 불합격
“부도 위험 빠져” 신뢰성 논란
“부도 위험 빠져” 신뢰성 논란
유럽연합(EU)이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에서 91곳 은행 중 7곳만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애널리스트들이 애초 20여개가 불합격 판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에 비해서 훌륭한 성적이지만, 테스트 자체가 엄격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가 유럽연합 유럽 내 은행 65%에 대해 실시해 23일 발표한 이번 테스트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곳은 스페인 저축은행들 5곳과 독일의 히포리얼에스테이트, 그리스 국영농업은행(ATE)이다. 이들 은행들은 35억유로의 자본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이 은행들은 모두 중소 규모이며, 영국의 에이치에스비시(HSBC), 바클레이즈 등 대형 은행들은 모두 테스트를 통과했다.
테스트는 2010~2011년에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3%포인트 이상 하락하거나 보유중인 국채 가치가 최대 23% 하락, 또는 보유주식이 36% 하락하는 등의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은행의 자산 대비 중핵적 자기자본 비율이 6% 이상이 되는지를 테스트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테스트 자체에 회의를 나타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비상상황 시나리오 중 그리스 등 재정건전성이 좋지 않은 나라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할 경우 같은 상황은 빠져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펀드 리서치 회사인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제럴드 피츠패트릭은 “심각한 경기침체 때 은행들이 견딜 수 있느냐가 투자자들의 궁극적 관심인데 이 부분에 대한 대답이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프랑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최근 경제 여건이 악화된 나라들의 은행들도 모두 테스트를 통과한 점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 당국자들은 “유럽은 미국과는 달리 은행이 자산 재조정을 한 이후 스트레스트테스트를 했기 때문에 결과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