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업인들, 원자바오에 직격탄
독-중 정상회담서 불만 쏟아내
독-중 정상회담서 불만 쏟아내
독일 기업인들이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면전에서 중국 투자환경에 대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건은 17일 중국 시안에서 열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원 총리의 정상회담 도중에 일어났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기업인들을 대동하고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중국을 방문했다.
17일 정상회담에 동석한 독일 화학그룹 바스프(BASF)의 위르겐 함브레흐트 최고경영자(CEO)가 원 총리에게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중국이 외국 기업의 사업에 제한을 두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시장 접근의 대가로 기술 이전 등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 전했다.
함브레흐트 최고경영자는 “(중국의 태도는) 우리 생각엔 파트너십이라는 개념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멘스의 최고경영자 페터 뢰셔는 “중국 정부 발주 사업에서 외국 기업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며 “외국 기업에 동등한 대우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린 바스프의 최고경영자 함브레흐트는 평소 중국에 우호적 발언을 해왔던 인물이었다. 그는 2007년 메르켈 총리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만났을 때, 독일 기업들의 중국 사업에 해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 기업인들의 이런 도발적인 중국 비판은 최근 중국 투자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서구 기업들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세계은행은 이달 보고서에서 중국이 점점 보호주의로 변해간다는 보고서를 냈다.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원 총리는 이런 비판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최근 중국 투자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금액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이 증거”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6월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39.6%가 늘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회담 마지막에 “우리는 변죽을 울리지 않았다”며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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