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부동산 11% 올랐지만
16개월만에 상승세 꺾여
전문가 “폭락 가능성 있어”
16개월만에 상승세 꺾여
전문가 “폭락 가능성 있어”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라고까지 불리는 중국 부동산 과열 현상이 한풀 꺾이는 신호가 나왔다. 아직 신호는 미약하지만, 일부에서는 그동안 부동산 거품이 워낙 심하게 누적돼 폭락 가능성이 있다고도 내다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중국 주요 70개 도시 부동산 평균 가격이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와 대비했을 때는 여전히 높은 가격이지만, 상승 추세도 꺾이고 있다. 지난달 70개 도시 부동산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올라, 5월의 12.4% 상승에 견줘 상승률이 1%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새로 주택을 구입할 때는 아예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게 하는 등의 규제로 부동산 거품 잡기에 나서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고 당분간 중국 정부는 규제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정부가 곧 규제를 풀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돌자 “당분간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고 다시 못박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가격이 대폭 상승해, 집 없는 이들의 분노와 사회적 박탈감이 커져왔다. 지난해 말엔 부동산 광풍을 꼬집은 드라마 <워쥐>가 갑자기 방영이 중단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급격한 부동산 가격하락을 바라지 않는다. 지난해 경제위기 때 둔화된 수출을 대신해 부동산 시장이 중국의 고속 경제성장을 떠받쳐왔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을 점차 거둬들이고 있는 와중에 부동산 폭락까지 겹치면 경제에 매우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추세적 폭락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스탠더드차티드 은행은 중국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이 앞으로 10~20% 하락하고, 가격 폭등이 심했던 베이징·상하이·선전에서는 20~30%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버브라이트 증권의 웽 페이유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지난달 통계는 단지 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았다는 뜻일 뿐”이라며 “주택 가격 하락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주 <블룸버그>에 “중국 부동산 거품은 은행을 압박해 결국 시장 붕괴를 부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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