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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대만과 경쟁 치열’ IT업계 비상

등록 2010-06-29 20:02

가격경쟁력 약화 불가피…‘중 기술력 향상’ 위협요인
[‘차이완 시대’ 개막] 국내경제 파장은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로 더욱 단단해진 중국과 대만 간의 경제협력은 국내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대만과 경합도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정보기술(IT) 업계는 일찌감치 중국과 대만간의 공고해지는 경제협력을 예의주시해왔다. 한 예로 반도체와 휴대전화, 엘시디(LCD)사업 비중이 큰 삼성그룹은 지난 5월 양안(중국-대만) 협력을 주제로 사장단 회의를 열기도 했다.

산은경제연구소 등 연구기관에선 대만과의 경쟁도가 높은 아이티 품목으로 엘시디 패널과, 반도체, 휴대전화를 꼽고 있다. 모두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품목들이다. 이번 경제협력기본협정을 계기로 대만과 중국간 교역이 늘어날수록 대만의 아이티 업체들은 당장 5%가량의 관세 부담을 덜게 된다. 그만큼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중국 시장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격경쟁력 저하의 장기화로 중국 고정 거래처까지 대만업체에 넘겨줄 경우엔 국내 업체들의 타격은 더 커진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뒤 대만 업체들은 라인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영업이익도 추락했다. 고정거래처가 부족한 때문이었다. 올 들어 국내 아이티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는 것도 대만의 경쟁기업들이 최근 1~2년 동안 추가투자를 하지 못한 데 따른 반사효과인 측면이 크다. 장두석 산은경제연구소 전임연구원은 “대만업체가 중국 거래처를 확보하면 경기 후퇴기에도 안정적 투자가 가능해진다”며 “장기적으로 시장 확장기에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보다 큰 위협은 대만보다 중국의 부상이다. 중국은 선진 기술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외환보유고만 2조40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의 풍부한 자본력과 대만의 아이티 기술력이 만날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만 기술력은 휴대전화 부문에선 국내 기업과 우위를 가리기 힘들 정도이고, 메모리 반도체나 엘시디 쪽에선 길어야 1년 남짓 격차만 있을 뿐이다.

더구나 중국은 기술 흡수를 위해 내수시장을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에서 물건을 팔려면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기술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양안협력이 깊어질수록 대만 기업의 중국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중국의 기술력도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엘지디스플레이가 중국 현지 공장 설립 허가를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양안협력에 바짝 긴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정덕 엘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핵심기술 확보와 브랜드가치 강화로 중국은 물론 대만과의 기술격차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나아가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등 중국과 대만의 영향력이 약한 시장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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