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쪽분량 문서자료 제출
분노한 미국의회 ‘소환명령’
분노한 미국의회 ‘소환명령’
골드만삭스가 미국 의회에 검토가 불가능한 어마어마한 분량의 자료를 제출했다가 분노를 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8일 전했다.
미 의회 산하 금융위기 조사위원회(FCIC)는 25억쪽 규모의 기록을 제출한 골드만삭스에 7일 소환명령을 내리고,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시이오의 출석도 요구했다. 2008년 미 금융위기에 관해 조사중인 금융위기 조사위는 골드만삭스에 자료제출과 조사에 응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필 에인젤라이즈 금융위기 조사위 위원장은 골드만삭스가 5테라바이트 분량의 자료를 만들어 보냈다면서 1테라바이트(1TB=1000GB)가 5억쪽 분량의 디지털 문서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할 때 총 25억쪽에 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주 구체적인 아이템을 요구했을뿐, 그들의 덤프 트럭을 끌어내 쓰레기 더미를 우리 사무실에 던져놓으라고 한 적 없다”며 비슷한 요구에 잘 따라줬던 다른 은행들에 견줘 골드만삭스의 이런 행태는 “아주 지독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빌 토머스 부위원장도 “위원회의 제한된 인력 등 자원을 알고 있을 골드만 삭스가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도록’ 만든 격”이라고 비난하면서 ‘바늘’을 제출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대체 뭘 숨기려는 거냐?”고 말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쪽은 의회의 분노를 전혀 모른다는 듯 성명에서 “FCIC가 요구하는 정보를 제공해 왔으며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투자자들에 대한 사기 혐의로 제소된 상태이며, 금융위기 조사위는 금년 말까지 조사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소환소식에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2.51% 떨어졌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