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우파연정, 주의회 선거서 과반득표 실패
기민 34.6% 최저 기록…정국운영 난항 예고
기민 34.6% 최저 기록…정국운영 난항 예고
9일 치뤄진 독일 지방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중도 우파연정이 주 의회와 연방 상원의 주도권을 한꺼번에 상실하는 ‘이중의 패배’를 안았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16개 독일연방 주 가운데 최대의 인구를 가진 노르트-베스트팔렌주의 유권자들이 메르켈 총리에게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에 분노를 표시하며 뼈아픈 패배를 안겼으며, 이로 인해 우파 연정은 연방 상원(분데스라트)에서 과반수 의석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는 독일 연방의회가 대규모 그리스 구제금융안을 승인한 지 이틀 뒤에 치뤄졌으며, 지난해 9월 총선으로 메르켈 총리가 재집권한 이래 첫 주 의회 선거였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노르트-베스트팔렌 주가 인구 1800만명에 독일 산업생산의 중심으로 독일 정치의 향방을 가늠하는 풍향계로 여겨져 왔으며, 이 주의 많은 도시들은 재정적자로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독교민주연합(기민련·CDU)의 위르겐 뤼트거스 주 총리는 연방 정부 집권 초기의 실정과 그리스 사태가 ‘참담한’ 패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비비시>도 그리스 사태만이 아니라 연정 파트너인 기민련과 자민당 사이에 불협화음이 계속되면서 ‘독일의 대처’로 메르켈 총리에게 강력한 지도력을 기대했던 유권자들이 실망했다고 분석했다.
최종 개표결과, 중도 우파연정을 이끌고 있는 기민련은 2005년에 비해 10% 포인트 하락한 34.6%로 역대 득표율에서 최악을 기록했으며, 연정 파트너인 자민당도 6.7%의 지지에 그쳐 연정 집권당이 과반수에 크게 못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기민련에서 떨어진 지지율은 12.1%의 득표율로 지난 선거에 비해 두 배 가량 약진한 녹색당에 돌아갔다. 좌파당은 5.6%로 의회진출 가능 하한선을 넘어섰다. 사민당은 34.5%의 지지율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따라 각 주 대표들로 구성되는 연방 상원에서 기민-자민 연정은 과반수 의석을 잃게 됐으며, 감세, 의료보험 개혁 등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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