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용위기 충격] 국내 파장 전망
“예측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갈수있다” 분석도
“예측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갈수있다” 분석도
“단기적 악재로 끝날 가능성이 크지만, 위험 요소가 만만치 않아 안심하기는 이르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재정 위기에서 비롯된 유럽발 충격파가 28일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사태의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인 불안 요소는 되겠지만, 금융위기 상황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등 사실상 항복단계에 들어갔고, 사후적 처리에 능숙한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뒤늦게 등급을 내렸다”며 “악재는 시작이 아닌 종결 수순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김승현 토러스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연초에 그리스 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보다 상황이 덜 심각하다”며 “다만 그동안 시장이 위험을 과소평가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위험을 어느 정도 반영해 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파장을 좀더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국가 재정 위기가 남부유럽 국가에 그치지 않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의 핵심 국가로 번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고, 이 경우 리먼 브러더스 파산 때와 비슷한 세계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그리스와 포르투갈에 이어 추가로 유럽국가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한다면 국제 금융시장은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동순 금융감독원 거시감독국장은 “단기적인 직접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국가 재정 위기 문제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국가부채 문제가 심각한 영국으로 불똥이 튄다면, 영국에서 자금 차입을 많이 한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위기 확산 여부를 떠나 이번 사태로 그동안 많이 오른 코스피가 급격히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사태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며 “연속 상승 후 찾아오는 주가 조정은 일반적으로 날카로운 형태로 나타나며, 코스피지수가 1600선대로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헌 최혜정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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