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폴슨(54)
부동산 거품 꺼질때 ‘대박’
알고보니 ‘검은거래’ 설계
세계 45위 거부 떠올라
알고보니 ‘검은거래’ 설계
세계 45위 거부 떠올라
미국 부동산 거품 붕괴는 대부분의 미국인에게는 재앙이었지만, 그에게는 세계 45위 거부(2008년 <포브스>)로 떠오를 기회였다. 뉴욕대를 과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인 그는 서브프라임 사태를 계기로 헤지펀드의 ‘전설’로 떠올랐다. 1994년 베어스턴스에서 독립하면서 직원 1명과 200만달러로 시작한 그의 회사는 2008년 자산 360억달러의 세계 3위 헤지펀드 업체로 도약했다. 같은 해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회사 고문으로 영입했다. 최근 “골드만삭스의 사기 혐의 제소 사태의 핵심”(<월스트리트 저널>)으로 지목되고 있는, 헤지펀드 업체 ‘폴슨 앤 코’의 설립자 존 폴슨(54·사진) 이야기다. 폴슨은 거품이 낀 자산을 찾아 하락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유명해졌다. 방식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거품 낀 자산을 찾아낸 안목과 실행력이 대단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 그레고리 주커먼은 자신의 책 <사상 최고의 거래>에서 “폴슨이 2005년부터 ‘시장이 카지노 같다’며 거품이 낀 곳을 찾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대상을 미국 주택시장으로 좁힌 다음해인 2007년 폴슨 앤 코의 성적은 헤지펀드 가운데 최고였고 폴슨의 계좌에 입금된 돈만 37억달러에 달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폴슨 앤 코가 2007~2008년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부채담보부증권(CDO) 설계에 참여해, 이 상품의 기초자산이 되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들 가운데 위험도가 높은 것을 끼워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동시에 부채담보부증권 가치가 떨어지면 이익을 볼 수 있는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사들여 1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뛰어난 안목으로 명성이 높았던 폴슨은 이번 사태로 검은 거래의 핵심이라는 비난의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블룸버그>는 일반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상품에 투자했다가 거액을 날린 은행을 둔 국가들의 법적 대응도 본격화하고 있다. 독일 정부에 이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골드만삭스의 거래가 “도덕적 파산”이라며 조사를 지시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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