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일자리 수 2만개 줄어
1월 실업률 5개월만에 최저치
1월 실업률 5개월만에 최저치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의 최대 관건인 실업 문제가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5일 발표한 1월 실업률은 9.7%를 기록했다. 전달 10%에 비해 떨어진 것이며, 최근 5개월 동안에는 최저치이다. 하지만, 일자리 수 전체로 보면, 미국 경제는 12월에 2만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실업률 하락에 대해 언론과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 노동시장이 드디어 경기회복에 반응하고 있는 긍정적 신호라고 반겼다. 그러나 일자리 수 감축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지독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증거라며, 미국 노동시장을 주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런 신호라고 지적했다. 당초 월가에서는 실업률은 10%로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1만5천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진단했었다.
실업 통계에서 엇갈린 수치가 나오는 것은 일단 실업률과 일자리 수가 다른 통계로 작성되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개별 가계 취업률에 바탕해, 일자리 수는 고용주를 상대로 조사한다.
실업률에 의거해 보는 고용사정은 호전됐다. 구직 포기자와 파트타임 노동자를 포함하는 광의 실업률은 1월 16.5%로 지난달 17.3%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실업시간도 주당 30.2시간에서 29.1시간으로 줄었다. 임시직 수도 5만2천개 느는 등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에 앞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고용주를 상대로 조사한 비농업분야의 일자리 수가 2만개 줄어들었다. 서비스 업종은 4만개, 제조업 분야는 1만1천개 늘었으나, 건설 분야에서 7만5천개가 줄어들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주택분야가 여전히 침체를 못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이다. 또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 수 감축도 모두 840만개에 달해, 당초 예상했던 720만개를 크게 상회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07년 12월부터 시작된 경기침체가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미국 고용에 더욱 치명적이었다는 것이 명확한 메시지”라고 진단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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