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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국내 금융·증시 일시적 영향 불가피

등록 2010-02-05 19:03수정 2010-02-05 22:28

단기성 달러캐리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
그리스 등과 거래 적어 전반적 충격은 제한적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도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급락)하는 등 잔뜩 먹구름이 끼었다.

정부는 일단 유럽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국내 금융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현근 금융감독원 외환업무실장은 “국내 금융기관이 그리스와 포르투갈 쪽에 노출된 자금은 각각 1억달러 미만으로 추산된다”며 “다만 영국의 경우 200억달러가 넘어 만약 영국으로 불똥이 튄다면 전세계적 문제로 커져 우리 금융시장에도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수급도 당장 큰 문제는 없는 편이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외환보유액이 2700억달러를 넘어섰고 2월 경상수지도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유럽 주요국들이 재정 디폴트를 선언하고 중국이 빠른 시일 안에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다면 또 한차례 금융위기가 올 수 있겠지만 가능성은 낮다”며 “경상수지가 2월부터 흑자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그동안 수주가 없었던 조선업체가 수주를 재개하는 것도 외환시장 안정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속성상 금융시장이 단기적 영향권 아래 드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외국인 자금이 안전자산을 찾아 급격히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포르투갈의 국채 발행이 부진하면서 그리스발 신용위기가 다른 국가로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일부 확인되고 있다”며 “유럽 나라들의 신용위험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융규제 움직임은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더욱 강화시킬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그동안 미국의 초저금리를 활용한 ‘달러캐리’ 자금이 본격 ‘유턴’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비교적 운용 기간이 장기였던 엔캐리 자금과 달리, 달러캐리 자금은 단기성 자금으로 꼽힌다. 더구나 일본이 장기 저금리 상태를 지속한 반면, 미국은 경기가 회복되면 곧바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 일시에 자금이 빠져나갈 여지도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 49조원 가운데 15%가량인 7조5000억원(유가증권시장 1조원, 채권시장 6조5000억원)이 달러캐리 자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외국인 자금 유입액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지난달 유럽지역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인데다 출구전략이 논의되면서 재정적자 규모가 큰 나라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며 “유럽연합 집행부가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선 뒤에야 일단 진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찬영 김수헌 김경락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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