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적자 수렁
그리스·스페인 등과 함께 재정적자 최고 수위
이탈리아·포르투갈도 뇌관…단기해결 어려워
그리스·스페인 등과 함께 재정적자 최고 수위
이탈리아·포르투갈도 뇌관…단기해결 어려워
4일(현지시각)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유로존의 재정적자 위기는 2008년 월가발 금융위기 발생 이후 세번째로 엄습한 국가부채 위기다. 아이슬란드 국가부도 사태와 두바이 위기에 이은 이번 사태는 그 규모, 전염성, 지속성에서 앞서 두 차례의 위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으로 보인다.
잠복하던 유로존 재정적자 문제는 최근 그리스에서의 사태 전개를 계기로 세계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외연하게됐다.
유로존 국가 중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가 13%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그리스는 최근 정부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공무원 급료를 동결하고 유류세를 인하하자,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4일부터 48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19%의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는 스페인 역시 이날 2010~2012년까지의 재정적자 예측치를 높이면서 투자자 불안을 증폭시켰다. 스페인은 미국식 주택버블이 꺼지면서 재정적자가 현재 11.4%로 늘어난 상태다. 포르투갈 역시 이날 국채발행에 실패하며, 시장불안에 가세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5억유로의 국채를 발행했으나, 이 나라 국채에 대한 신용등급이 급격히 떨어지며 3억유로만 팔렸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는 이날 발표된 실망스런 미국의 실업률과 겹쳐져, 더욱 증폭됐다.
문제가 불거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과 함께 아일랜드, 이탈리아의 재정적자 문제는 이미 유로 공동통화를 쓰고 있는 유럽연합 경제 전체와 유로화의 신뢰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세계 금융시장은 민감히 반응하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유럽연합 전체의 재정적자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오히려 괜찮은 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국제통화기금이 예측한 올해 각국 재정적자 예측치에서 미국이 10%인데 비해 유럽연합은 6%라며 “만족할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국이 명확한 재정 출구전략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 극도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그리스 등 유로존 경제의 약한 고리들이 끊어지지 않아야, 유럽연합 전체의 재정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문제가 된 그리스 등은 실업률 등에서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더 우려되는 곳은 그리스 등 주변 국가가 아니라 영국이다. 국제통화기금도 영국의 재정적자가 올해 13%에 육박해, 그리스를 제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발 금융위기 당시 이미 시티(런던 금융가)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금융허브로서 전염성에 상당히 취약하다. 영국 금융권의 대외자산이나 부채는 국내총생산 대비 500%에 육박한다. 그리스 등의 상황 악화는 이들 국가에 자산투자를 노출한 영국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다. 고질적인 재정 취약성에 수십년 동안 시달리는 이탈리아 역시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격화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또 다른 뇌관으로 지적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그러나 “각국이 명확한 재정 출구전략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 극도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그리스 등 유로존 경제의 약한 고리들이 끊어지지 않아야, 유럽연합 전체의 재정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문제가 된 그리스 등은 실업률 등에서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더 우려되는 곳은 그리스 등 주변 국가가 아니라 영국이다. 국제통화기금도 영국의 재정적자가 올해 13%에 육박해, 그리스를 제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발 금융위기 당시 이미 시티(런던 금융가)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금융허브로서 전염성에 상당히 취약하다. 영국 금융권의 대외자산이나 부채는 국내총생산 대비 500%에 육박한다. 그리스 등의 상황 악화는 이들 국가에 자산투자를 노출한 영국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다. 고질적인 재정 취약성에 수십년 동안 시달리는 이탈리아 역시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격화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또 다른 뇌관으로 지적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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