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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버냉키 연임 인준 웃고는 있지만…

등록 2010-01-29 19:00수정 2010-02-12 11:01

반대표 역대 가장 많아 ‘불명예’…출구전략등 과제 산적




벤 버냉키(57·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앞으로 4년간 더 미국 중앙은행을 이끌게 됐다.

미 상원은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버냉키 의장 재임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70표 대 반대 30표로 가결해 연임을 확정했다. 이날 표결 결과는 ‘버냉키 재임 반대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59석) 이외의 공화당 의원 상당수도 찬성표를 던졌음을 뜻한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인준표결에 부쳐진 역대 연준 의장 중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는 불명예도 안았다. 이에 따라 이번 인준안 가결이 버냉키에 대한 지지보다 연준 의장 연임 실패로 인한 시장의 혼란을 두려워한 탓이 크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버냉키 인준반대론자들은 연준이 주택과 신용거품을 간과한 채 시중은행들의 무분별한 대출을 허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6년 초 앨런 그린스펀으로부터 연준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버냉키는 처음에는 인플레이션 잡기에 주력했으나, 금융위기가 발발한 이후에는 정책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고 2조달러가 넘는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해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버냉키 의장이 금융위기 수습 과정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며 극찬했다. 버냉키 의장은 “정책금리를 제로(0)로 낮춰 중앙은행이 동원할 통화정책 수단이 고갈되면,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주장을 펴 ‘헬리콥터 벤’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버냉키는 2기를 시작하면서 출구전략의 시기와 방법을 정해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각종 지원책과 유동성을 거둬들이고, 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이해되는 ‘출구전략’은 가계, 기업, 정치권 어느 누구도 환영하지 않을 정책이다. 자칫 출구전략을 너무 서둘렀다가는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타이밍을 못 찾고 시기를 놓칠 경우에는 더 큰 화를 입을 수도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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