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세계경제 5대 관심거리
2010 세계경제 5대 관심거리
67억 지구인들의 올해 살림살이는 지난해보다는 평균적으론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약 -1.3%)쳤던 지구촌 경제는 올 3.1%의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망했다. 하지만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높은 실업률과 더블딥의 공포가 어둠 속에서 배회하고 있다. 초저금리의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도 풀기 어려운 과제다. 격동기를 지나는 세계 경제는 중국의 부상으로 새로운 역학 관계로 짜여지고 있다. 2010년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5가지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1. 중국경제 ‘내수중심’ 두자릿수 성장도전
‘10%’. 모건스탠리가 예상한 올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다. 놀라운 건 두자릿수라는 성장률 전망치가 아니라,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이 강력한 내수 소비에서 나올 것이란 점이다. 중국의 고성장은 이제껏 투자와 수출에 의존해왔다. 따라서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내수 확대는 중국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중국 관영 <중앙티브이>(CCTV)는 지난달 28일 “2009년 중국 경제성장에 소비가 수출·투자를 제치고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경제의 체질을 바꾸려는 중국의 노력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내총생산액 기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자 세계 경제의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도 ‘복병’이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융기관의 대출 급증, 유동성 과잉 등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꼽았다. 지난 1년 새 30% 넘게 증가한 통화량을 부작용 없이 회수하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부동산 및 자산 가격의 거품도 막아야 한다.
2. 부자나라 실업률도 두자릿수 ‘점입가경’
‘10%’.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상한 2010년 30개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 수치다. 지난해 바닥을 쳤던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두 자릿수 실업률은 지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유로존의 평균 실업률이 올해 10.7%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9년 12월 실업률이 10.0%로 전달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반환점을 돌아 하향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실업률은 올 상반기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위기 영향으로 투자 회복이 느리게 진행되는데다 기업들의 긴축경영으로 일자리의 회복은 성장률 회복보다 훨씬 더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부자나라에서 실업률은 2013년까지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기침체의 가장 큰 고통이랄 수 있는 높은 실업률은 소비력을 떨어뜨려, 다시 완전한 경기회복을 늦추고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3. 경기회복 바람 타고 유가상승 ‘불가항력’ ‘79달러’.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내놓은 2010년 국제유가의 연평균 배럴당 가격 전망치다. 지난해 국제유가의 연평균 가격이 62달러인 점에 비춰보면 27%나 높은 셈이다. 지난해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가격을 기준으로 한 유가는 배럴당 46.34달러에서 시작해 연말에 79.35달러로 거래를 마쳐, 연간 71%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가상승을 점치는 핵심 근거는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빠르게 회복하는 개발도상국에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를 근거로 올 세계의 하루 석유 소비량이 지난해에 견줘 80만배럴 증가한 8513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유가는 경기회복의 ‘대가’다. 유가상승은 초저금리의 지속으로 늘어난 통화량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경기회복의 속도에 따라 좌우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달러가치의 변동에 따라서도 출렁일 전망이다. 달러로 표시되는 국제 유가는 달러가 약세면 뛰고, 반대로 달러가 강세면 내려가는 경향을 보여왔다. 4. 출구전략 언제 쓸까 눈치 보며 ‘전전긍긍’ “상당 기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와 다섯 명의 지역 연방준비은행장으로 구성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해 말 0~0.25%인 현 연방기금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전 세계 ‘출구전략’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지만, 아직까지 시간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에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지만, 추측에 불과할 뿐이다. 경제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은 ‘타이밍’(때)을 잡기가 쉽지 않다. 초저금리가 자산 거품이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크지만, 미국 경제는 올해에도 겨우 1.5% 성장(IMF 전망)에 그칠 전망이다. 국제노동기구는 섣불리 통화·재정 긴축을 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4300만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지난달 경고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들은 지난해 9월 출구전략에 보조를 맞추기로 했지만, 경기회복이 빠른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미 두 차례 금리를 올렸다. 반면, 경기회복이 더딘 유럽연합은 2011년께나 출구전략을 펴겠다고 밝혔다. 5. 나라빚에 체력고갈 ‘이중침체’ 공포엄습 ‘85.9%’. 국제통화기금이 예상한 주요 20개국(G20)의 2014년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비율 평균값이다. 경제위기를 수습할 재원을 마련하느라 각국 정부가 국채를 대량 발행하고 있는 반면, 세수는 크게 줄어 국가 재정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아일랜드 등은 이미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졌고, 스페인은 등급전망이 나빠졌다. 일본·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도 재정건전성을 의심받고 있다. 국채에 대한 신뢰의 위기가 퍼져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회복 국면에 접어든 세계경제는 다시 경색될 수 있다.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경제 회복은 올 상반기부터는 효과가 약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엄청난 재정적자 탓에 국가가 다시 전면에 나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펴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데 있다. 정부 부문이 앞장선 투자·소비·고용을 민간부문이 대신해줘야 경기 회복이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는데, 가계와 기업도 여전히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외부 충격’이 가해진다면 경제는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져들 수도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10%’.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상한 2010년 30개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 수치다. 지난해 바닥을 쳤던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두 자릿수 실업률은 지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유로존의 평균 실업률이 올해 10.7%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9년 12월 실업률이 10.0%로 전달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반환점을 돌아 하향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실업률은 올 상반기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위기 영향으로 투자 회복이 느리게 진행되는데다 기업들의 긴축경영으로 일자리의 회복은 성장률 회복보다 훨씬 더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부자나라에서 실업률은 2013년까지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기침체의 가장 큰 고통이랄 수 있는 높은 실업률은 소비력을 떨어뜨려, 다시 완전한 경기회복을 늦추고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3. 경기회복 바람 타고 유가상승 ‘불가항력’ ‘79달러’.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내놓은 2010년 국제유가의 연평균 배럴당 가격 전망치다. 지난해 국제유가의 연평균 가격이 62달러인 점에 비춰보면 27%나 높은 셈이다. 지난해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가격을 기준으로 한 유가는 배럴당 46.34달러에서 시작해 연말에 79.35달러로 거래를 마쳐, 연간 71%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가상승을 점치는 핵심 근거는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빠르게 회복하는 개발도상국에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를 근거로 올 세계의 하루 석유 소비량이 지난해에 견줘 80만배럴 증가한 8513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유가는 경기회복의 ‘대가’다. 유가상승은 초저금리의 지속으로 늘어난 통화량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경기회복의 속도에 따라 좌우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달러가치의 변동에 따라서도 출렁일 전망이다. 달러로 표시되는 국제 유가는 달러가 약세면 뛰고, 반대로 달러가 강세면 내려가는 경향을 보여왔다. 4. 출구전략 언제 쓸까 눈치 보며 ‘전전긍긍’ “상당 기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와 다섯 명의 지역 연방준비은행장으로 구성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해 말 0~0.25%인 현 연방기금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전 세계 ‘출구전략’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지만, 아직까지 시간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에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지만, 추측에 불과할 뿐이다. 경제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은 ‘타이밍’(때)을 잡기가 쉽지 않다. 초저금리가 자산 거품이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크지만, 미국 경제는 올해에도 겨우 1.5% 성장(IMF 전망)에 그칠 전망이다. 국제노동기구는 섣불리 통화·재정 긴축을 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4300만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지난달 경고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들은 지난해 9월 출구전략에 보조를 맞추기로 했지만, 경기회복이 빠른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미 두 차례 금리를 올렸다. 반면, 경기회복이 더딘 유럽연합은 2011년께나 출구전략을 펴겠다고 밝혔다. 5. 나라빚에 체력고갈 ‘이중침체’ 공포엄습 ‘85.9%’. 국제통화기금이 예상한 주요 20개국(G20)의 2014년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비율 평균값이다. 경제위기를 수습할 재원을 마련하느라 각국 정부가 국채를 대량 발행하고 있는 반면, 세수는 크게 줄어 국가 재정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아일랜드 등은 이미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졌고, 스페인은 등급전망이 나빠졌다. 일본·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도 재정건전성을 의심받고 있다. 국채에 대한 신뢰의 위기가 퍼져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회복 국면에 접어든 세계경제는 다시 경색될 수 있다.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경제 회복은 올 상반기부터는 효과가 약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엄청난 재정적자 탓에 국가가 다시 전면에 나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펴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데 있다. 정부 부문이 앞장선 투자·소비·고용을 민간부문이 대신해줘야 경기 회복이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는데, 가계와 기업도 여전히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외부 충격’이 가해진다면 경제는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져들 수도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