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타이의 후아힌에서 막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3+인도·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를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포괄하는 자유무역지대 창설 논의가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서방의 관심은 각별하다. 세계 인구의 절반과 세계 경제의 25%를 담당할 뿐만 아니라 가장 역동적인 성장을 보이는 이 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만드는 제안은 ‘세계경제 지도를 다시 그리는 작업’인 동시에 역외 국가들, 특히 미국에 큰 충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 케빈 러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공동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동아시아공동체’를 주창함으로써 이 논의에 불을 댕겼다. 러드 총리는 자신의 아시아태평양공동체에 미국과 인도의 참가를 제안했다. 이 구상은 자유무역지대뿐 아니라 정치·안보 문제에 대한 대응도 포함하고 있는데, 최근 이 지역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의도와 구상이 다분히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하토야마 총리의 동아시아공동체에 참가할 국가는 아직 명확하진 않다. 다만 하토야마 총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 시대는 끝이 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동아시아 국가 사이의 관계 확대를 제안했다. <블룸버그 뉴스>는 26일 “오스트레일리와 일본의 구상이 아시아 지도자들을 시험에 들게 했다”고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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