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1조달러 넘은 미와 대비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의 올 상반기 외환보유액이 처음으로 2조달러를 돌파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6월 말 기준으로 외환보유액이 2조1316억달러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84% 증가했다고 밝혔다. 4~6월 석달 동안 1780억달러나 늘었다. 인민은행은 작년 말 중국 외환보유액이 1조9460억달러라고 밝힌 뒤 6개월 만에 다시 관련 수치를 발표했다.
중국 외환보유고의 급증은 지속적인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등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올해 세계적 경기침체 때문에 중국의 1~6월 수출은 5215억3천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1.8% 하락했지만, 수입도 4245억9천만달러로 25.4% 줄어 무역흑자가 969억4천만달러에 달했다. 증가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외국인직접투자도 2분기에만 212억달러가 유입됐다.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 속에서 투기자금도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74% 올랐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급증 행진은 최근 재정적자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한 미국 상황과 뚜렷이 대비된다. 외환보유고의 절반가량을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는 중국과, 중국이 국채를 사주지 않는다면 경제체제가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인 미국의 기묘한 공생관계가 심화하고 있다. 씨티그룹 베이징 지사의 이코노미스트 켄펑은 <블룸버그 뉴스>에 “중국은 (달러로 보유한) 막대한 외환보유고 규모 때문에 계속 미국 국채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며 “외환보유고 다양화 정책은 원자재 투자를 중심으로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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