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석유·가스업체 M&A총액 절반 투자
중, 자원확보…러, 시장지배력 확대 전략
중, 자원확보…러, 시장지배력 확대 전략
이뻬에페(스페인), 아닥스석유공사(스위스), 싱가포르석유공사(싱가포르), 니스(세르비아)…. 올 들어 중국과 러시아의 손에 넘어갔거나, 지분을 대량으로 넘긴 석유회사들이다.
세계 3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해외 에너지기업 사냥이 활발하다. 안정적 자원 확보를 위한 포석이다. 세계 2대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는 전혀 다른 이유로 이 대열에 활발하게 동참하고 있다. 공급망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3일 시장조사업체인 피더블유시(PwC)의 통계를 빌어 “지난 2분기(3~6월)에 타결된 석유·가스업체간 인수·합병 상위 50건의 총액 480억달러 가운데 242억달러가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선두주자는 인수·합병에 88억달러를 투자한 중국 국영 중국석유화공(시노펙) 그룹과 83억달러를 쏟아부은 러시아의 가즈프롬이다.
특히 중국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월말~7월초에만도 중국 국영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가 스페인 석유업체 렙솔의 자회사인 이뻬에페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페트로차이나의 싱가포르석유공사 지분 45.51% 인수, 시노펙의 아닥스석유공사 인수가 잇따라 성사됐다.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의 공격적 인수·합병의 든든한 배후는 국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과 러시아의 국영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서구 기업들의 자원 통제력이 약화된 틈을 활용하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한 금융 후원, 서구 기업들과 달리 단기실적 압력을 덜 받는 이점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앞으로도 기업·인수 합병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비교적 싼값에 매물이 쏟아진 것도 중국과 러시아의 해외 기업사냥을 촉진시켰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에너지연구소의 저우펑치 전 소장은 <유피아이>(UPI) 통신에 “일부 외국의 자원기업들이 세계 금융위기로 유동성 곤경을 겪으면서 인수·합병을 활성화시켰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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