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지대에 속속 ‘오성홍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
이라크의 황금 유전지대 6곳의 개발업체 선정 입찰이 열리는 29~30일을 맞아, 이 속담 속의 곰은 미국, 왕서방은 중국에 빗대어지고 있다. 이번 입찰은 이라크가 1972년 석유 산업을 국유화한 이후 37년 만에 해외 자본을 다시 불러들이는 신호탄이다.
중국의 석유 기업들도 이라크 유전지대에 속속 깃발을 꽂기 시작했다. 중국 국영 중국석유화공(시노펙)과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 등이 이번 입찰 경쟁에 참여한 120여개 업체 가운데 강력한 후보자로 끼여 있다. 앞서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는 올 봄부터 이라크 남부에 있는 아흐뎁 유전지대에서 원유 시추를 시작했다. 시노펙은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원유를 채굴하고 있는 스위스-캐나다 기업인 애드액스를 72억2천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24일 제안했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지난 6년 동안 이라크 유전지대에서 승자 가운데 하나로 중국이 떠오를 것이라고 기대한 미국인과 이라크인들은 거의 없었다”며 “이번주 이라크 도시 지역으로부터 미군의 철수와 맞물려, 해외 유전지대를 사들이려는 중국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일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킨 이유 중 하나가 이라크의 원유 때문이라는 거센 비판마저 받아 왔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침공에 한명의 군인도, 한푼의 전비도 보태지 않았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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